“1·2월 세금 6조8000억 덜 걷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김덕중

올해 세수(稅收)에 비상이 걸렸다.

 김덕중 국세청장 후보자는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1~2월 세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조8000억원 덜 걷혔다”고 말했다. 이렇게 세수가 급감한 데 대해 “2011년 말이 공휴일이다 보니 2011년 세수 가운데 3조2000억원이 지난해 1월에 납부됐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의 설명대로 지난해 1~2월 3조2000억원이 더 걷힌 것을 감안하더라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3조6000억원가량 세수가 줄어든 셈이다.

 그는 “3월에 법인세, 5월엔 종합소득세 신고가 예정돼 있어서 세수 추계에 어려움이 있다”며 연간 세수 추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에 따라 국세 수입이 2년 연속 계획에 못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국세는 계획(205조8000억원)보다 2조8000억원 덜 걷혔다.

 그런데 올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하반기 예산 편성 때 올해 경제가 4% 성장한다고 보고 국세 수입 목표를 216조4000억원으로 계획을 짰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잡을 정도로 경기 전망이 어두운 데다 1~2월 세수까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세수가 2조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 후보자는 세수 확보를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기획단을 운영하고 세무조사 인력을 400여 명, 숨긴 재산 무한추적팀은 100명 늘렸다”고 말했다. 또 “지하경제를 그대로 둔 채 제도적으로만 과세를 강화하면 성실납세자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며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대기업·대재산가의 불공정 행위와 변칙 거래, 고소득 자영업자의 차명계좌·현금거래 등을 이용한 탈세를 차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의외로 많은 대기업이 세무조사를 받는 횟수가 적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세무조사 건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해 대기업 세무조사 확대를 시사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인사청문회 후 김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김창규 기자

[관계기사]

▶ 윤상직 "대기업 일방적 납품단가 인하 집중 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