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풀과 ‘형개’ 아토피 피부염 개선 효과 뛰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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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풀과 식물인 형개(荊芥·사진)는 한방에서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사용하는 약재다. 다른 한약재와 함께 달여 탕제로 복용한다. 최근 형개를 달인 약물을 아토피 피부에 직접 발라도 증상 개선 효과가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난치성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 외용제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희대 한의대 해부학교실 정혁상 교수팀, 아이누리 한의원 황만기 박사팀, 경희다복한의원 최영진 박사팀은 2009년 2월부터 2012년 6월까지 형개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생쥐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생쥐를 세 그룹으로 나눴다. 이 중 두 그룹에 아토피 피부염 유도물질인 디니트로클로벤젠(DNCB)을 주입해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켰다. 아토피 피부염처럼 염증이 있으면 혈청 IgE·TNF-α(종양괴사인자)·IL(인터루킨)-6 같은 다양한 염증 반응 지표 물질이 체내에 증가한다. 이 물질들은 발열·부종·발적·통증 같은 염증반응을 나타내는 수치다. 수치가 높을수록 염증이 심하다는 뜻이다.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킨 생쥐는 그렇지 않은 쥐보다 혈청 IgE가 약 86% 늘었다. TNF-α와 IL-6도 각각 42%, 73% 증가했다.

 연구팀은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한 두 그룹 중 한 그룹의 생쥐 피부에 형개를 달인 물을 바르고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증가했던 염증 수치가 45~95% 정도 감소해 건강한 쥐와 비슷해졌다. 아이누리 한의원 황만기 박사는 “형개 성분이 아토피 피부염의 염증을 개선했다”며 “염증 반응 지표 물질의 수치를 높이는 염증성 물질도 억제했다”고 설명했다.

 염증성 물질에는 NF-κB와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 등이 있다. 스트레스 등으로 NF-κB가 활성화하면 염증이 생기고, 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도 암 발병과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토피 피부염에 걸리면 염증이 생기면서 표피와 진피 등 피부 조직이 두꺼워진다. 이번 실험에선 형개 성분이 두꺼워진 피부도 회복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황 박사는 “아토피 피부염에 걸린 생쥐의 표피는 건강한 쥐보다 약 1.7배 두꺼워졌다. 하지만 형개를 바른 후 약 40% 정도 얇아졌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과학논문인용색인) 의학저널(Phytotherapy Research)에 게재됐다.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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