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체코전 '사제' 감독 대리전

중앙일보

입력

한국과 체코의 축구대표팀 대결은 사제지간인 감독들의 대리전이었다. 15일 체코 브루노에서 친선경기를 치른 거스 히딩크(55)감독과 요제프 호바네치(41)체코 감독의 '전력' 이 화제다.

두 감독은 필승을 위해 베스트 멤버를 총동원하는 등 전력을 다했지만 한때 한 사람은 지도자로, 또다른 사람은 선수로 같은 팀에서 1년간 한솥밥을 먹은 사이였다.

둘의 인연은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의 명문 클럽 PSV 아인트호벤의 감독을 맡고 있던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6년 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하자마자 팀을 내리 세시즌 리그 정상에 올려놓으며 지도자로서 한창 주가를 올리던 히딩크 감독이 89~90 시즌을 앞두고 수비 보강을 위해 체코의 스타르타 프라하에서 뛰던 호바네치를 발탁했다. 리그 4연패를 위해 수비력은 물론 공격 가담 능력까지 뛰어난 호바네치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히딩크는 그러나 89년 리그 우승을 놓치며 터키 페네르바체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고, 호바네치는 PSV 아인트호벤에 계속 남아 둘의 인연은 1년으로 끝났다.

호바네치는 "히딩크 감독을 잘 알고 있다. 뛰어난 지도력을 갖춘 감독" 이라며 "컨페더레이션스컵 경기 비디오 테이프를 보며 한국에 대해 많이 연구했다" 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 시절의 호바네치를 "왼발을 잘 사용하는 뛰어난 수비수" 로 기억했다.

스페인 발렌시아.네덜란드 대표팀 감독 등 일급 팀들을 지도한 히딩크 감독은 화려한 경력 만큼이나 발이 넓다.

지난 2월 두바이 4개국 대회 때는 덴마크 모르텐 올센 감독과의 친분이 밝혀졌고, 4월 LG컵 이집트 대회 때는 미로슬라브 블라제비치 이란 감독과의 인연이 알려졌다.

한편 대표팀 유럽 전지훈련을 통해 이탈리아나 독일로 진출하려던 이동국(포항)은 연습 경기에서 부진, 올해 유럽 진출이 힘들게 됐다. 이동국의 에이전트인 이영중씨는 "이탈리아 페루자가 이동국을 포기했고, 일부 벨기에 팀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보내지 않을 방침"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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