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박근혜 답답…꾸물거린다" 말 듣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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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캠프의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우여 당 대표가 JTBC ‘집중보도 대통령의 자격’에 출연해 토론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캠프의 황우여 공동선대위원장(당 대표)은 30일 JTBC ‘집중보도 대통령의 자격’에 출연해 “노무현재단도 문재인 후보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전영기 중앙일보 논설위원,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과의 토론 도중 “정수장학회는 (장학회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문제를 제기했다. 다음은 토론 문답.

 -(전영기) 박 후보는 야권의 두 후보가 단일화를 안 해야만 당선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상황이다. 제가 봤던 여권 후보 중에서 가장 위험한 후보 중 한 사람인데, 인정하나.

 “네…. 그런데 박 후보는 벌써 오래전 검증된 후보 아닌가. 상대 후보들은 검증되지 않았다.”

 -(이철희) 정수장학회 문제는 2007년에도 나왔던 해묵은 과제인데, 준비된 후보라면서 왜 진도를 내지 못했나.

 “문 후보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지내셔서 너무 잘 이해하실 거다. 노무현재단도 (정수장학회와) 같이 비교해서 문 후보를 지원하는 거 아니냐, 이런 문제를 거론할 수 있다. 하지만 저희는 아예 문제를 안 삼는다.”

 -(전영기) 박 후보가 최필립 이사장과 도대체 어떤 관계이기에 박 후보가 사퇴시킬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러나지 않는가.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문재인 후보가 그만두라고 할 수 있겠나.”

 -(전영기) 정수장학회가 강압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법원 판결로 인정됐으면 박 후보가 최이사장에게 ‘관두시는 게 좋겠습니다’라고 강하게 말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호소는 할 수 있겠지만…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아마 재산 문제가 있지 않겠는가.”

 -(전영기) 박 후보는 콘텐트는 강하고 깊다. 그러나 국민은 태도에 답답함을 느낀다. 꾸물거린다. 1인 지배문화라 그런가?

 “제가 인혁당 (논란) 때 (박 후보에게) 세 가지 얘기를 했다. ‘아버님은 공과가 있는 어른인데 국민이 이만큼 사랑해주시니 감사하십시다, 깊이 사죄할 건 사죄하십시다, 이젠 국민 대통합으로 내디딥시다’라고 했다. 후보께선 가만히 계셨다. 그래서 ‘아유…. 여기서 스톱하고 (사과 없이) 선거 치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일찍 전화를 주시더니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하더라. 답답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러고 일주일이 지나갔다. 발음도 (인혁당이 아니라) ‘민혁’으로 했는데, 본인은 모른다. 그렇지만 이제는 ‘제가 대화합을 하겠다’에 초점을 맞추더라. 저는 일주일 동안 하늘에 계신 부모님하고 대화를 했다고 본다. 아버님하고 질문도 하고 승낙도 받고. 어머님께 매달려서 울며불며 사죄도 해보고. 그런 고뇌의 시간을 거친 다음에 회견을 한 거다.”

 -(전영기) 여론조사를 보면 안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양자대결 조사에서) 항상 이긴다. 문 후보로 단일화되는 것을 원하나?

 “그걸 우리가 어떻게 계산하나.”

 -(전영기) 계산을 하라고 선대위원장으로 계신 거 아닌가?

 “아휴, 모르겠다. 상대방보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표를 확보하고 국민의 뜻을 따를 수 있는지만 생각한다.”

 -(사회자) 박 후보를 제외하면 안철수, 문재인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게 국민에게 더 낫겠나.

 “국가 소멸론이 있다가 결국 그래도 국가는 있어야 한다고 하듯이 그래도 정당은 키워야 한다.”

 -(이철희) 박 후보가 선출은 빨리 됐는데 확장이 안 됐다.

 “다른 당에서 (우리처럼) 인물을 데려올 수 있나. 저도 어느 한 분을 삼고초려 아닌 십고초려도 하고 그런다. 빙산 같은 거다. 겨우 조금 비죽 나온 걸 가지고 판단한 거다. 지금 마지막 하나로, 추스르는 것이 있다. 거기까지만 하면.”

 -(사회자) 마지막으로 추스르는 것?

 “그건 좀. (영입이) 안 될 분을 얘기하는 건 되는데, 될 분을 얘기하는 건 큰일 난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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