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전대표이사 8명 부동산 은닉

중앙일보

입력

옛 대우그룹 계열사의 일부 사장들이 보증책임이나 손해배상 소송을 회피하기 위해 1백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숨겼다가 예금보험공사에 적발됐다. 또 한빛은행은 고합 여신에 대한 담보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최다 4백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보험공사는 금융기관에 공적자금 투입을 초래한 대우.고합 등 부실기업에 대한 1차조사 결과 ㈜대우 전 대표이사 A씨 등 대우 계열사 전 대표이사 8명이 시가 99억5천8백만원 상당의 부동산 21건을 빼돌린 혐의를 찾아냈다고 20일 발표했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대우 계열사 전 대표이사들은 대우그룹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시작된 1999년 8월 26일을 전후해 부인.아들 등 특수관계인이나 은행 직원 등 제3자에게 증여.가등기.가장(假裝)매매 등의 방법으로 부동산을 빼돌리거나 급매 처분했다는 것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아직 기업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관련된 내용은 발표하지 않았다.

고합은 계열사인 고합종합건설의 증자를 지원할 목적으로 주식을 비싸게 인수해 1백14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고합종합건설은 99년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가 주식이 전량 무상소각됐다.

이 과정에서 한빛은행은 고합 여신에 대한 담보로 계열사인 고합종합건설 소유 부동산(시가 3백57억원)에 4백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가 고합종합건설이 부도난 뒤 법원에 채권신고를 하지 않아 근저당권이 직권 말소됐다.

서경호 기자 prax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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