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마이크 햄튼 '홈런기록에 도전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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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강타자 배리 본즈는 무서운 속도로 홈런을 양산해내며 98년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세운 한시즌 최다홈런(70개)에 도전하고 있다.

만일 본즈가 홈런 신기록을 작성한다면 로저 메리스의 61홈런을 경신하는데 37년이 걸렸던 맥과이어의 기록은 단 3년만에 2위로 떨어지게 된다.

본즈의 홈런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홈런 신기록에 도전하는 또 한 선수가 있다. 그는 다름아닌 '쿠어스필드의 사나이' 마이크 햄튼. 햄튼은 9일(한국시간) 현재 4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웨스 페렐의 한시즌 투수 최다홈런에 도전하고 있다.

1931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의 페렐은 한 시즌 9개의 홈런을 기록했고, 이 기록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투수 한시즌 최다홈런으로 남아 있다.

현재 햄튼은 페렐보다 훨씬 빠른 페이스로 홈런을 양산해내고 있다. 페렐이 1호 홈런을 4월 29일에 뽑아낸 반면 햄튼은 4월 7일에 작성했고, 4호 홈런을 기록한 날짜도 페렐의 6월 21일보다 16일 빠른 6월 5일이다.

햄튼은 지금 기록하고 있는 4개의 홈런만으로도 1973년 켄 브렛 이후 투수로서는 최초로 한시즌 4개 이상의 홈런을 쳐낸 선수로 남았다.

그의 홈런 페이스에 홈구장인 쿠어스필드의 영향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9년차인 햄튼은 본격적으로 선발투수로 나선 95년부터 작년까지 단 한 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했고, 올시즌 기록한 4홈런 중 3개가 쿠어스필드에서 나왔다.

그러나 햄튼이 빅리그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부업인 타석에서 홈런보다는 주업인 투수로서의 활약 때문이다.

지난해 사람들의 우려속에서도 당당히 '투수들의 무덤'행을 선택했던 그는 올 시즌 현재 8승2패 방어율 2.86이라는 수준급의 성적을 거두며 역시 햄튼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햄튼은 오히려 홈인 쿠어스필드에서 4승무패 방어율 2.83을 기록하며, 4승2패 방어율 2.88의 원정경기보다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이고 있다.

빅리그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맞고 있는 햄튼. 그가 70년간 깨지지 않고 있는 투수 한시즌 홈런기록을 넘어 설 수 있을지. 투수로서의 성공 여부만큼이나 흥미를 끄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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