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철 교수의 주화론 ② 암은 생태계 파괴, 환경 오염의 역습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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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한의대 교수『주화론(周和論)』저자

암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류는 혼자 살겠다며 공존을 무시하고 생태계를 파괴했다. 암의 증가는 곧 생태계의 보복이다. 선진국인 미국이 암 사망, 암 발생 1위인 게 근거다.

 근·현대 인류사에서 존경하는 과학자들의 업적은 온통 생태계를 파괴하는 무기가 됐다. IT(정보기술)는 인류에게 도덕적이고 행복한 시간을 제공하려는 기술 엔지니어링의 결실이었다. 하지만 당초 의도와 달리 오락·중독·망상·나태로 빠져 사실상 인류를 중독자나 정신병자로 만들고 있다.

 현대문명은 풀 한 포기, 지렁이 한 마리와도 공존할 패러다임을 잃었다. 오염된 문명에서 살 수 있는 세포는 암밖에 없다. 정상세포의 대이동(Grand Migration)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인류는 스스로 만든 문명의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다.

 신문과 인터넷포털에선 연일 정치·경제, 즉 권력과 돈에 대한 내용이 주요 테마다. 이런 정보에는 인류에게 공존을 가르치는 계몽이나 교육철학이 없다. 이를 이용하는 정치인 또한 공범이다. 악마의 유혹처럼 달콤한 죽음의 초대장을 모두 받은 것이다.

 이 사회는 정의를 상실한 지 오래다. 옳은 소리는 외면당하고, 몰매를 맞기도한다. 교육·정치·의료 모두 그렇다. 온통 리베이트에 익숙해져 있다. 이를 막아야 할 최후의 보루인 교육 또한 그들과 한편이 돼가고 있다.

 리베이트에 물든 문명은 재앙으로 이어진다. 생태계의 역습이 시작된 것이다. 자기 자신은 속여도 세포는 속일 수 없다. 질병과 환경 대재앙이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암은 기형화한 생태계일 뿐이다. 인간은 이런 생태계와의 싸움을 시작했다. 칼로 잘라내고, 방사선으로 태우고, 항암제로 고사시키려고 한다. 마치 농사를 지으며 살충제를 쓰고, 잡초를 제초제로 말라 죽이는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땅이 오염돼 죽어가는 모습과 사람이 암에 걸려 사망하는 모습이 너무나 닮았다. 암을 죽인다? 그럼 암을 만든 주범인 인간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암이 묻지 않을까 싶다.

 미래학자들은 공통으로 암 관련 산업이 단일 품목 최대 비즈니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긴 인류 대다수가 암 진단을 받게 되니 최대 산업이 안 될 수 있겠는가. 요즘 국내 대학병원들도 미국처럼 암센터를 대형화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하지만 사망에 이르는 진행암은 현대의학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 세계 최고 암연구기관인 미국국립암연구소는 “진행암은 어떤 방법으로도 치료하거나 조절할 수 없다(Advanced cancer cannot be cured or controlled with any treatments)”고 발표한 바 있다. 암 산업은 잘못된 패러다임을 바꾸지 못한 채 세계 최대산업으로 빅뱅을 시작한 지 이미 오래다.

경희대 한의대 교수『주화론(周和論)』저자

주화론(周和論)=인간·생태·문명이 화평할 수 있는 어울림을 만든다는 뜻. 1000년 역사의 동양 생명사상과 말기암 환자를 치료한 경험을 접목해 집대성한 이론이다. 주화론에 따르면 암 환자의 증가는 문명의 발전 속도와 비례한다. 문명의 이기로 생활은 편해졌지만, 인간의 세포가 새로운 생태계에 적응하지 못해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인류의 70~80%를 희생시킬 암 대란이 시작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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