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IMT 출연금, IT분야만 써야"

중앙일보

입력

IMT-2000(차세대 이동통신) 출연금 1조3천억원을 정부 부처들이 나눠 먹기식으로 써서는 안되고 차세대 IT기술 개발과 인력양성에 집중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국회와 학계, 그리고 통신업계에서 제기됐다.

이같은 주장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위원장 이상희)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IMT-2000 사업 출연금 운용방안 간담회' 에서 나왔다.

1조3천억원은 올해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4조1천억원)의 3분의1에 이르는 큰 돈으로 이미 지난 4월 24일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IT핵심기술 개발(3천억원), 공공자금관리기금 예탁(4천억원) 등에 사용하기로 잠정합의된 바 있다.

공공자금관리기금은 재정경제부가 관리하는 것으로 IT분야에 사용되지 않고 공적 용도로 쓰인다.

이 용도를 놓고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세종대 인터넷학과 조민호 교수는 "출연금은 IMT-2000 이후의 4세대 이동통신 개발과 관련 고급기술인력 육성에 집중 투자돼야 한다" 며 "IT관련 대학원의 설립이 필요하다" 고 주장했다.

SK텔레콤 조신 상무도 "통신업체로부터 받은 출연금을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큰 IT분야에 투자하지 않고 다른 분야에 사용하는 것은 산업의 하향평준화를 하자는 것이나 마찬가지" 라고 지적했다.

KT 아이컴의 김연학 이사는 "IT기업들이 연구개발을 할 때 출연금을 인센티브로 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는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제안들을 종합해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 효율적인 출연금 배분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출연금 1조3천억원은 비동기식 사업자인 KT아이컴과 SKIMT 2개사가 6천5백억원씩 낸 것으로 이들 업체는 앞으로 6천5백억원씩을 더 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더 들어올 출연금은 비동기식 1조3천억원과 동기식의 신규출연금(미정)이 있다.

하지윤 기자 hj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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