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이라크 수출중단위협 영향 강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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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는 29일(이하 현지시간) 이라크가 유엔의 `석유-식량 교환' 프로그램이 손질될 경우 석유 수출을 또다시 중단할 것임을 위협한 데 자극 받아 강세를 보였다.

런던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7월 인도분이 지난 25일의 배럴당 28.48달러 보다 뛴 29.13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에서도 이날 앞서 서부텍사스경질유 7월 인도분이 0.57달러 뛴 28.95달러에 거래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바스켓유도 28일 26.36달러에 거래돼 지난 25일의 26.12달러를 웃돈 것으로 이 기구가 운영하는 통신인 OPECNA가 보도했다.

유가가 이처럼 강세를 보인 것은 이라크에 적용돼온 석유-식량 프로그램이 미국의 주장대로 손질될 경우 석유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이라크가 위협한데 영향받은 것이다. 이라크는 작년에도 이 프로그램에 따른 대금결제 방식에 불만을 품고 석유 수출을 한때 중단했다.

이라크의 아므르 모하마드 라시드 석유장관은 지난 27일 이라크 언론 회견에서 '석유 수출을 또다시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그렇게 될 경우 사우디 아라비아가 부족분을 채우는 게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석유부문 수석연구원인 피터 기구는 '아직도 이라크의 위협에 겁먹을 상대가 있기는 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유사시 사우디가 부족분을 채울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사우디가 이런 역할을 수행했음을 상기시켰다.

OPEC 고위 관계자들은 그간 내달 빈에서 소집되는 이 기구 정례 각료회담에서 증산이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밝혀왔다.

지난 1월에 하루 150만배럴, 3월에는 100만배럴을 각각 감산한 OPEC(이하 이라크 제외)는 지난 4월에 88만배럴을 추가 축소한 것으로 석유 전문잡지인 중동경제조사(MEES)가 28일자에서 보도했다. 이로써 OPEC의 총 산유량은 하루 2천479만배럴로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런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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