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전략, 입시전문가에게 듣는다 ④ 전공적성 전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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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21개 대학이 전공적성을 반영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수능형식의 교과적성 시험은 부담이 덜해 내신성적 3~5등급 수험생들이 주로 응시한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 소장과 메가스터디입시분석팀 남윤곤 팀장은 “전공적성을 준비하는 중위권 수험생들은 학과 선호도가 높은 만큼 학과에 따라선 경쟁률이 상당히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소장

-올해 전공적성 전형의 특징이 있다면.

“올해는 전공적성을 반영하는 대학이 21개 대학으로 늘어났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들도 많다. 가천대(일부 학과제외)·가톨릭대(수시 1차)·강남대·단국대(천안)·명지대·수원대·한성대 등이 대표적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대학도 선발인원의 일정 비율을 학생부와 전공적성 성적만으로 선발한다. 그만큼 적성검사 준비만 잘하면 수능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다.”

-6회 지원제한이 전공적성 전형에 어떤 변화를 끼칠 것으로 보는가.

“이미 원서접수를 마감한 입학사정관 전형의 경쟁률이 지난해 보다 낮아졌다. 전공적성전형도 경쟁률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경쟁률이 높았던 전형인 만큼 낮아진다 해도 다른 전형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을 것이다. 예컨대 가천대는 지난해 수시1차에서 평균 30대 1, 수시 2차에서는 57대 1에 육박하는 경쟁률을 형성했다.”

-전공적성 전형에서 합격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지원전략은.

“3~5등급대 내신성적을 가진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지원하지만 그 이하라도 전공적성 준비만 잘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전공적성 한 문제당 배점이 5~8점 사이기 때문에 내신등급간 점수 차이를 상쇄할 수 있다. 합격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본인의 내신성적과 평가원 모의고사 성적으로 지원이 가능한 대학을 먼저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정시로 전공적성 검사를 실시하는 대학에 합격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면 수시전형으로 전공적성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희망대학을 선택한 다음에 해당 대학의 전형요강을 파악하고 기출문제를 토대로 출제경향을 익혀야 한다. 객관식이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안에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공적성 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전공적성 전형은 대학과 학과를 먼저 선택한 다음에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마다 문제 유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전공적성은 순수적성과 교과적성의 두 가지 문제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순수적성형은 사고력과 추리력, 공간지각력 등을 평가한다. 가톨릭대가 대표적이다. 교과적성은 수능과 비슷한 유형이다. 수능보다 약간 쉽게 출제된다. 한국외대(글로벌)와 가천대 등 대다수 대학들이 교과적성형 문제를 출제한다. 교과적성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비슷한 유형의 다른 대학들을 동시에 대비하는 셈이다. 이는 나머지 지원기회도 동일한 유형의 대학을 선택하는 경향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올해는 6회 지원제한으로 9월까지 모든 지원기회를 활용하겠다는 경향이 강하다. 수능일 이후에 원서접수를 하는 대학들의 경쟁률이 훨씬 낮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지원기회의 1~2번 정도는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지원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남겨두는 것이 필요하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분석팀 팀장

-올해 전공적성 전형의 특징이 있다면.

“올해는 1만1000여 명 정도를 전공적성 전형에서 선발할 계획이다. 전체 비중으로는 4.5%에 불과하지만 중위권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서울과 수도권 대학들이 많이 포함됐다는 특징이 있다. 올해는 수능일 이전에 전공적성을 실시하는 대학이 늘었다. 세종대·한국외대(글로벌)·한양대(에리카)·경기대·한국기술교대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한다. 지난해는 가톨릭대·한양대(에리카)·한국외대(글로벌) 정도였지만 올해는 세종대와 경기대 등이 추가됐다.”

-전공적성 전형에서 합격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지원전략은.

“지난해와 달리 전공적성 시험일자가 중복되는 대학이 많아졌다. 올해는 지원기회가 제한된 만큼 시험일 중복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전략이 될 수 있다. 시험일이 중복되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대학보다는 없는 대학으로, 수험생이 선호하는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이 겹칠 경우 선호하는 대학으로 몰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컨대 9월 15일은 한국외대(글로벌)와 서경대의 전공적성 시험일이다. 수험생들은 서경대에 비해 한국외대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서경대의 경쟁률이 한국외대에 비해 낮아지는 것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전공적성 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학부모가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중위권 수험생의 지원경향은 상위권 수험생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상위권 수험생은 대학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 학과는 그 다음 문제다. 상위권 대학 인기학과의 입시 결과가 예상과 달리 낮아지는 경우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학교는 낮출 수 있어도 학과를 낮출 수 없다는 것이 중위권 수험생들의 특성이다. 이 점을 지원전략에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공적성을 실시하는 대학들은 대부분 전과제도와 이중전공 등 여러 가지 제도를 활발하게 시행한다. 이에 따라 본인이 원하지 않는 학과에 진학했어도 2학년때 원했던 학과로 전과나 이중전공을 선택 할 수 있다. 대학을 선택할 때 지원하는 대학의 전과제도와 이중전공 등의 가능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공적성 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전공적성 전형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전형이다. 많은 대학에서 수능과 유사한 형태인 교과적성으로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이다.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은 실질경쟁률이 상당히 낮게 형성된다. 예컨대 지난해 한양대(에리카) 전공적성 전형은 평균 27.2대 1의 경쟁률이었다. 하지만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한 수험생을 놓고 보면 인기학과는 5~6대 1, 비인기학과는 3대 1 수준으로 경쟁률이 낮아졌다.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대학과 전형방식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글=김만식 기자 nom77@joongang.co.kr 사진="장진영·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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