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 죽을 수 있다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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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혈압의 변화에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희귀병 몽골인이 국내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귀국길에 올랐다.

강북삼성병원 신경외과 신현철 교수팀은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으로 생사를 다투는 몽골의 고등학교 교사 이네비쉬(여, 53)씨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9일 밝혔다.

키아리 증후군은 작년 말 <목숨걸고 웃는 희귀병女>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영국 캐롤라인 기븐스(23세)의 사연이 소개되면서 일반인에게 알려졌다. 웃음으로 인한 작은 혈압 변화에도 뇌에 영향을 미쳐 심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우리나라에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 몽골 교사 이네비쉬 씨가 수술을 받은 뒤 그녀를 집도한 신현철 교수와 함께 환한 웃음을 웃고 있다. 몽골인 이네비쉬 씨가 이 질환을 안 것은 3개월 전. 몽골에서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퇴직한 이네비쉬씨는 10년 전부터 좌측 팔 주위에 통증을 느꼈다. 하지만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병원에서 진료를 보는 것은 엄두도 못냈다. 그러던 중 3개월 전 물컵을 손에 쥘 수 조차도 없고 걷기조차도 힘들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자신이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이라는 희귀병 환자라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다행히 그는 강북삼성병원과 연이 닿았다. 지난 2006년부터 강북삼성병원은 몽골국립피부과병원과 협약을 통해 몽골 의사 연수 및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다. 이런 인연을 통해 이네비쉬 씨의 수술 지원이 이뤄진 것이다.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Arnold-Chiari Malformation)의 증상은 목의 통증을 동반한 두통과 피로다. 또 이로 인해 시력상실, 성대마비 그리고 몸의 말초부분이 저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추가적으로 메스꺼운 증상과 음식물을 삼키키 어려운 증상과 다리 근육 약화를 보인다. 심한 경우 작은 혈압의 변화에도 사망할 수 있다.

그는 지난 13일(월)에 입원하여 17일(금) 수술을 받고 24일(금) 무사히 퇴원했다.

수술을 담당한 신경외과 신현철 교수는 “이네비쉬씨의 경우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의 특징인 소뇌 부분의 돌출이 두드러진 환자였지만 수술은 깔끔하게 잘 됐다. 먼 이국땅까지 찾아와 어렵게 수술을 받게 된 환자가 앞으로 마음껏 웃으며 생활할 모습을 생각하니 개인적으로도 참 보람있는 수술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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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관 기자 kojokw@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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