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Aa3 … 선진국 클럽 인증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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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높였다. 선진국 클럽인 ‘더블 A’ 그룹에 한국이 처음으로 진입했다는 인증서다. 노는 물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외교 분쟁 중인 일본, 세계 경제의 ‘빅2’인 중국과 같은 수준이기도 하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7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올렸다. Aa3는 한국이 3대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받은 등급 중 최고다. 올 들어 무디스가 웬만큼 산다는 A등급 이상 국가 중 등급을 올린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적 풍파를 가장 잘 극복한 모범생이란 뜻이다. 무디스가 꼽은 등급 상향의 이유는 네 가지다. 양호한 재정, 경제 경쟁력, 은행의 대외 취약성 감소, 북한의 안정이다. 재정 안정에는 정부의 노력이, 경쟁력은 기업의 열정이, 은행 취약성 감소는 금융계의 구조조정이 바탕에 있다. 함께 이룬 성과라는 얘기다.

 의문이 들 법도 하다. 살림살이는 여전히 빠듯하고 실물경기는 움츠러들고 있기 때문이다. 무디스의 등급 조정은 이런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한국 경제에 대한 후한 평가의 근원은 ‘한국이 문제점을 자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발 더 나가 ‘한국이 문제에 대응할 능력이 있다’는 점까지 높이 샀다.

 재정 건전성을 상향 조정 이유의 첫 머리에 올린 것이 이를 방증한다. 문제가 생겨도 급할 때 끌어 쓸 수 있는 뒷주머니가 든든하다는 의미다. 일본의 통화교환협정(스와프) 재검토도 영향을 주지 못했다. 외환보유액이 세계 7위(3144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든든하기 때문이다. 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한국 경제가 세계 경제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세계 경제가 살아나면 가장 먼저 뛰어오를 수 있다는 점을 높이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상시 구조조정 체제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수치로 표현되지 않는 한국 경제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등급 상향은 한국 경제에 큰 힘이 된다. 무엇보다 외국에서 더 싼 이자로 돈을 빌려올 수 있다. 조달 비용을 연간 4억 달러(4540억원) 아낄 수 있다. 기업·은행의 신용등급이 오를 발판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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