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비디오] 집으로 가는 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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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The Road Home
출시일 : 2001/02/05
출시사 : 콜럼비아
장르 : 드라마
감독 : 장이모우
주연 : 장지이
러닝타임 : 88분
등급 : 12세

도시에서 사업을 하는 여셍은 평생을 교사로 지냈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는 전통장례식을 고집하는 어머니의 부탁에 고심하다 우연히 사진첩에서 부모님의 약혼식 때 모습을 발견하고 그들의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시절을 회상한다. 중국의 작은 시골마을, 순진한 18세 처녀 쟈오 디는 마을에 새로 부임한 젊은 초등학교 교사에게 한눈에 반해버린다.

처음 사랑을 느껴본 그녀는 설레는 가슴에 잠 못 이루고, 그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기를 기대하며 그가 자주 다니는 길목을 서성이고 우물가에서 하릴없이 물을 긷는다. 어느 날 그 교사는 마을을 떠나게 되고, 쟈오 디는 그에게서 받은 머리핀을 소중히 간직한다. 어쩌다 머리핀을 잊어버린 그녀는 머리핀을 찾으러 며칠을 자신이 뛰어갔던 그 길을 찾아다니고, 그녀는 흙 속에서 반짝이는 머리핀을 발견한다.

영화에 그려진 눈발 흩날리는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장례행렬이 ‘죽은 자가 집으로 오는 길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의미를 새기며 애잔하고 아름다운 여운을 선사한다.

포인트 : 2000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 수상작이자,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의 창’부문에 초청된 장이모우 감독의 수채화빛 사랑 이야기.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에 젖어들다 보면 소중한 것들에 무감각해왔던 일상에 잔잔하면서도 깊은 감동이 전해진다.

시골 처녀를 열연한 순수한 모습의 장지이는 〈와호장룡〉으로 주목받았으며, 우리나라 영화 〈무사〉와 CF에도 출연해 친숙한 얼굴이 되었다. 장이모우 감독은 이 영화에서 계절의 변화에 따라 유려하게 펼쳐지는 풍광을 통해 시골길에 담긴 수많은 정서와 의미들을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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