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람을 위해…" 런던 기적 만든 한국 펜싱의 의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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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펜싱 대표팀이 런던의 기적으로 떠올랐다고 일간스포츠가 보도했다.

한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따 총 5개의 메달로 역대 올림픽 펜싱 메달 3개보다 많은 메달을 땄다. 또 플뢰레, 에페, 사브르 등 펜싱 전 종목에서 각각 메달을 따내 본격적인 펜싱 전성기를 열었다. 예상 못한 펜싱의 뛰어난 성적에는 '신아람 오심 사건'이 있었다.

사실 대회 초반 펜싱은 암울했다. 금메달 기대주로 꼽혔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남현희(31·성남시청)와 차세대 에이스 구본길(23·국민체육진흥공단)이 메달을 따지 못하고 아쉽게 떨어졌다. 이어서 여자 개인 에페에서 파죽지세로 준결승까지 진출한 신아람이 '흐르지 않는 1초'로 결승행이 좌절되자 펜싱 대표팀 분위기가 깊게 가라앉았다.

하지만 세계를 경악케 한 이 오심 사건이 오히려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했다. 김용율(49) 펜싱 대표팀 총감독은 신아람의 사건으로 선수단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게 하려고 애를 썼다. 그는 선수들에게 "'우리가 여기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 피스트 위에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맞서 싸우라'고 경기가 남은 선수들을 독려했다"고 전했다. 또 선수들도 "오심을 보면서 우리도 눈물이 나게 억울했다"면서 "아예 이런 오심이 나올 수 없도록 완벽한 승리를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남자 개인 플뢰레 동메달은 딴 맏형 최병철(31·화성시청)은 "아람이 경기를 보고 밤에 잠도 잘 못 잤다"며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다. 신아람 사건을 계기로 선수들은 더 열심히 해서 꼭 세계 무대에 한국 펜싱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남자 사브르 단체에서 금메달을 딴 오은석(29·국민체육진흥공단)도 "개인전에서 동료의 성적이 안 좋아서 마음이 아팠다"며 "단체전이 있으니 서로 똘똘 뭉치자고 독려했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합작한 김정환(29·국민체육진흥공단)은 "신아람의 사건이 큰 파문을 일으켜 심판이 함부로 얕보지 못한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놓으며 "국제심판위원회나 펜싱연맹에서 아람이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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