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김병현, 노장 천국의 유일한 영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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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핵잠수함' 김병현(22)이 속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98년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 함께 창단한 메이저리그의 막내 구단이지만 득실거리는 노장들로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시작되는 다이아몬드백스의 스프링캠프에 초청받은 40명의 선수 중 만 34살을 넘은 선수가 무려 10명에 이르러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애리조나의 최고참 선수는 우리 나이로 만 41살인 마이크 모건으로 1959년에 태어난 투수다.

팀내 최연소이자 79년1월19일생인 김병현과는 무려 20살이나 차이난다.

모건의 뒤를 이은 노장은 간판 투수인 랜디 존슨(37)이고 겨울동안 시카고 컵스에서 이적한 1루수 마크 그레이스(36)도 전성기를 훌쩍 넘긴 나이다.

제2선발로 복귀할 예정인 토드 스토틀마이어와 2루수 제이 벨, 3루수 매트 윌리엄스, 외야수 스티브 핀레이 등은 나란히 65년생으로 애리조나의 주전 대부분이 30대 중반을 넘긴 노장들로 구성됐다.

지난 시즌 애리조나에서 활약했던 주전선수 중 70년 이후 태어난 선수는 김병현과 72년생 투수 브라이언 앤더슨(11승7패) 밖에 없었다.

이와관련 피닉스의 유력 신문 「애리조나 리퍼블릭」은 미국 프로구단 역사상 애리조나처럼 노장들이 주축을 이뤘던 팀은 72년 프로풋볼(NFL)의 워싱턴 레드스킨스와 83년 메이저리그의 필라델피아 필리스 뿐이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애리조나의 고민은 올시즌 세대 교체를 도와줄 수 있다는 마땅한 젊은 선수도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임 밥 브렌니 감독은 애리조나 리퍼블릭과의 인터뷰를 통해 '감독 초년생인 나에게 베테랑이 많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노장들의 부상 가능성이 높아 우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신생구단 같지 않게 '노장 천국'인 애리조나에서 김병현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젊은 패기를 앞세워 화끈한 '삼진 쇼'를 펼치는 영건(young gun)이라는 사실이다. (피닉스=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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