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경기 흐름 바꾼 벤치 흥분

중앙일보

입력

기아 엔터프라이즈가 심판 판정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한 벤치의 흥분으로 귀중한 1승을 놓쳤다.

2쿼터를 53-47로 앞선 채 끝낸 기아 박수교감독은 3쿼터 들어 삼성에 역전을 허용하자 심판 판정에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다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당했다.

56-47로 앞서던 경기가 삼성 가드 주희정의 3점포와 잇단 돌파로 58-60으로 뒤집어지고 시소 게임을 벌이다 골밑을 거푸 뚫리며 자유투를 내주자 박 감독은 벤치에서 심판에게 소리를 질러 오심을 주장한 것.

박 감독의 테크니컬 파울로 기아는 삼성 주희정에게 자유투 1개를 줘 점수차는 67-72로 벌어졌다.

그러나 박감독은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하고 계속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고 황순팔 주심은 곧바로 두번째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 박감독은 퇴장당했다.

박 감독이 퇴장당한 뒤 강정수, 김유택 코치도 덩달아 흥분한 탓인지 경기가 속개되자마자 심판에게 소리를 지르며 판정에 항의하다 또다시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당했다.

결국 68-79, 11점차로 뒤진 채 3쿼터를 마친 기아는 4쿼터 들어 강정수 코치의 지휘 아래 분위기 반전에 나섰으나 3쿼터 막판에 빼앗긴 점수를 만회하지 못하고 100-109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초반 스펜서와 조동기가 삼성의 주득점원 아티머스 맥클래리를 꽁꽁 묶는데 성공하고 로프턴, 강동희, 김영만의 슛이 신들린듯 링을 꿰뚫며 한때 10점까지 앞섰던 기아로서는 뼈아픈 패배였다.

더구나 기아는 이날 승리했으면 동률인 SK 나이츠와 SBS 스타스를 공동 5위로 떨쳐내고 현대 걸리버스와 나란히 공동 3위에 자리잡을 수 있었으나 오히려 공동 6위로 추락했다.

이미 올 시즌 한 경기 테크니컬 파울 2차례로 퇴장당한 전력이 있는 박 감독은 순간적인 흥분을 다스리지 못해 팀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셈이 됐다. (수원=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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