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해익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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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의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키다리 아저씨가 되겠다.”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이하 소청회) 정해익(52·사진) 회장이 영유아의 ‘건강 멘토’를 자처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모인 소청회는 올해 ‘키다리 선생님’ 캠페인을 펼친다. 이 캠페인은 지난 3월 소청회 14대 회장으로 취임한 정 회장이 2년간 펼칠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영유아는 급격한 성장발달이 이뤄지는 시기다. 또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해 다양한 질병과 감염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이 시기의 건강은 평생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

 정 회장은 “영유아는 의사표현을 잘 못하기 때문에 건강 문제가 발생해도 놓칠 수 있다”며 “키다리 선생님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영유아의 건강증진을 위해 펼치는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캠페인에선 영유아 관련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인터넷에 잘못된 건강 정보가 범람하고 있어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며 “보호자들에게 검증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소청회는 캠페인 포스터를 제작해 전국 소아청소년과 병의원 2500여 곳에 배포할 예정이다. 특히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집중적으로 알릴 방침이다.

 정 회장은 “아이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질병을 막는 데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큰 게 예방접종”이라며 “매년 약 200만 명의 아이들이 예방접종으로 목숨을 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12세 이하 예방접종률은 약 75%에 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95%다. 정 회장은 “아직도 예방접종을 놓쳐 폐렴구균·수막구균 감염으로 목숨을 잃는 영유아들이 보고된다”며 “예방접종률은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90%를 넘겨야 군집면역력이 생겨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국내 예방접종률이 낮은 이유는 뭘까. 정 회장은 “결핵·B형간염·홍역·수두·일본뇌염 등 국가필수예방접종만 따져도 접종할 게 너무 많아 보호자가 놓친다”며 “예방접종 수첩을 작성하고, 관련 인터넷 사이트나 예방접종 애플리케이션 이용을 권한다”고 말했다.

 국가필수 예방접종은 국가가 접종을 권장한다. 만 12세 이하는 일본뇌염·디프테리아·B형간염 등 11가지 감염병을 예방하는 8가지 백신을 맞는다. 이 같은 내용과 예방접종 일정표는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http://nip.cdc.go.kr)나 무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예방접종 도우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영유아 건강검진을 빠뜨리지 않고 챙기는 것도 방법이다. 대부분 검진 시기가 예방접종 시기와 맞물린다.

 정 회장에 따르면 영유아 검진과 진료는 소아청소년에 대해 가장 많이 교육을 받아 깊이 알고 있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에게 받는 게 바람직하다. 한 가지 예가 있다. 예방접종은 아이들의 성장기별로 접종 부위가 다르다. 정 회장은 “돌 전에는 대퇴부에 맞고 돌이 지나면 팔에 맞는다. 하지만 간혹 엉덩이에 놓는 의사가 있다”며 “항체가 잘 생기지 않고 혈관이나 신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거나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를 키우는 보호자의 건강도 중요하다. 정 회장은 “보호자의 A형 간염과 백일해(기침이 100일 정도 이어지는 감염질환) 등은 아이들에게 전염될 수 있다”며 “보호자와 보육시설 관계자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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