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중국 경착륙? 올 9%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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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중국 경제는 올해 9% 성장할 것이다.”

 헬렌 치아오(사진) 모건스탠리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3일 서울 여의도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3월 발표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7.5%)를 훌쩍 웃돈다. 지난달 세계은행이 발표한 예상치(8.2%)는 물론 투자은행(IB) 예상 평균치(8.5%)보다 높다. 중국 경제에 대해 낙관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를 취득한 후 리먼브러더스·골드먼삭스 등을 거쳐 지난해 모건스탠리에 합류했다.

 - 중국 경제에 대해 가장 낙관적이다.

 “우리(모건스탠리)가 특별한 건 아니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지 않을 것이란 점엔 다들 동의한다. 다만 우리가 시장을 좀 더 강하게(bullish) 볼 뿐이다. 지난 10년간 중국 정부의 GDP 성장률 목표치와 실제 수치 간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항상 실제 GDP 성장률이 목표치보다 높았다. 올해도 그럴 것으로 본다. 고정자산투자가 살아나고 인프라 투자도 활발해지며, 암묵적 규제완화로 부동산 투자도 회복세다. 물가상승 우려로 중국 정부의 긴축 완화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건 기우다. 물가는 안정세다. 2009년처럼 한 번에 4조 위안을 푸는 식의 긴축이 아니라 지금은 전 분야에 걸쳐 점진적으로 긴축 완화와 그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 9% 성장이 어떻게 가능한가. 세계은행은 최근 유럽 위기에 따른 수출 감소를 이유로 GDP 성장률 예상치를 종전 8.4%에서 8.2%로 낮췄다.

 “GDP 성장에 기여하는 부분이 과거와 다르다. 9% 성장의 절반을 소비가 맡는다. 투자는 4.9% 기여하고. 반면에 순수출 기여도는 -0.3%다. 과거엔 수출이 중국의 성장동력이었지만 지금은 내수다. 중국 경제구조의 1단계 리밸런싱(재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지금은 2단계 리밸런싱 중이다. 아직 내수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소비보다 크다. 앞으로는 소비가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 중국 경제구조의 리밸런싱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중국의 순수출 성장 기여도가 낮아졌다는 건 희소식이다. 특히 대중국 무역 흑자국인 한국과 같은 주변국에는. 중국에선 지금 수출보다 수입 증가율이 더 가파르다.”

 - 그런데 한국의 대중국 수출품의 상당 부분은 중간재다. 중국을 거쳐 미국·유럽으로 간다. 중국 수출이 줄면 한국의 중간재 수출도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오히려 한국엔 피해라는 해석도 있다.

 “중국 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4%, 수입에선 9.4%다. 한·중 무역에서 수십 년간 한국이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의 산업재 생산 기술은 아직 한국에 못 미친다. 중국 내수가 확대되면 앞선 기술이 있는 한국이 수혜를 본다. 물론 중간재 수출이 줄 수 있겠지만, 큰 그림으론 한국에 이익이다.”

 -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어떻게 보나.

 “양국에 모두 이익이다. 특히 한국의 소비재 부문은 FTA 체결로 황금기를 누릴 것이다. 중국 젊은 세대들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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