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무선 네티즌 시대

중앙일보

입력

급속히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이 새해 국민의 실생활에 어떤 변화를 몰고올지 소개하고 정보통신.벤처업계가 맞게될 발전과 변화를 전망하는 5회 특집물을 싣는다.

오전 6시. 회사원 K과장은 잠자리에서 일어나 무선 개인휴대단말기(PDA)로 조간 신문의 주요기사를 본 뒤 출근길에 거래처에서 보낸 e-메일을 확인하고 바로 답장을 보낸다. 오전 10시. 지방출장차 탑승한 고속버스안에서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증시뉴스를 보며 주식거래를 하고 나서 어제 미처 보지 못했던 시트콤 드라마의 나머지 부분을 스트리밍 서비스로 보며 `여유''를 즐긴다.

오후 3시. 서울로 돌아오는 고속버스에서 부하직원의 기획안을 검토, 전자서명으로 결제한 후 출장 결과를 즉시 문서로 작성해 회사에 보고한다. 오후 7시. K과장은 퇴근길 지하철에서 주말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온라인 게임사이트에 접속해 자바게임을 즐기다 인터넷 동창회 친구들이 메신저로 알린 `번개모임''소식에 약속장소로 향한다.

무선인터넷이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어 점차 생활의 일부가 되고 있다. 지난 99년 휴대전화를 이용한 SMS(단문전송서비스)에서 그래픽까지 제공되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휴대전화는 더이상 음성통화만을 위한 `전화기''가 아닌 인터넷 단말기로 탈바꿈하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휴대전화 생산업체들 역시 이에 맞춰 2000년말까지 총생산량 800만대 가운데 절반가량을 무선 인터넷용 웹브라우저가 내장된 무선 인터넷용 휴대전화를 생산할 체제를 갖추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비싼 전자수첩'' 정도로 인식됐던 PDA와 포켓PC가 통신모듈을 기본장착해 인터넷과 연결되면서 유선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했던 PC를 이어갈 `포스트 PC'' 시대의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2000년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컴덱스쇼에서는 PDA를 생산하는 세계적 기업들이 무선 통신기능을 제공하는 PDA를 일제히 선보이며 `20세기식의 무겁고 큰'' PC 시대의 종언을 예고했다.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활발해 싸이버뱅크, 세스컴 등이 이동통신업체와 공동으로 휴대전화 기능을 겸한 무선인터넷 PDA 개발을 이미 완료하고 2001년 상반기중 50만~60만원대로 시판할 예정이다.

무선인터넷 콘텐츠 제공업체들은 이와 같은 무선 단말기의 급속한 성장에 힘입어 유선 인터넷상의 콘텐츠와 다양한 서비스를 무선인터넷으로 옮기려는 작업을 한창 진행중이다.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설치된 장소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유선인터넷의 한계를 극복, 인터넷상에서 제공되는 뉴스, 교통, 전자상거래, 게임, 광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어디서나 이동중에 바로 접속, 네트워크와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현재 국내만 2천5백여만대로 추정되는 휴대전화가 공중전화 등 유선전화보다 우위를 점했던 것처럼 무선인터넷은 뛰어난 휴대성과 네트워크와의 실시간 의사소통으로 빠르게 유선인터넷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무선인터넷이 유선인터넷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태다.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선인터넷의 보안성에 대한 신뢰확보다.

무선인터넷이 현재보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오락성 콘텐츠 뿐 아니라 주식거래, 전자상거래, 전자서명 등에 필요한 고급데이터까지 외부의 해킹위험이나 노출없이 안전하게 주고 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음성통화 수준으로 데이터 통신요금을 낮추는 문제도 무선인터넷 시장의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하루에 10분을 사용할 경우 월 2만원이 넘는 요금을 내야 하고 내년부터 무료콘텐츠가 대부분 유료화될 전망이어서 통신요금과 함께 콘텐츠 이용료도 부담해야 할 판이어서 부담없이 이용하려면 비용 절감책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무선인터넷 단말기의 적은 메모리 용량과 소형화면에 맞는 무선인터넷용 브라우저 등 임베디드 소프트웨어가 저렴한 가격에 개발돼야 무선 인터넷 시대의 개막을 더욱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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