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원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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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맥주를 '액체로 된 빵'이라고 한다. 맥주가 빵에 못지 않게 영양 있는 음료라는 뜻이다.

맥주에는 지방분은 없지만 단백질·당질·미네랄·비타민B군 등의 영양소가 들어 있는데다 맥주의 알코올은 인체내에서 연소하면서 상당한 칼로리를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맥주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는 걸까?

보리

보리는 지금으로부터 6000년 전 인간이 처음으로 맥주를 만들던 때부터 주원료로 사용되어 왔다. 맥주를 만드는 가장 대표적인 원료는 바로 보리를 싹틔워 건조시킨 엿기름인 '맥아'다.

보리에는 일반보리(6조맥)와 두줄보리(2조맥)가 있는데, 맥주 양조에 사용되는 맥주보리는 두줄 보리다. 일반 보리는 보리 이삭에 보리알이 6열로 달린 보리로, 단백질 함량이 높고 주로 식용으로 사용한다.

반면 두줄 보리는 보리 이삭에 보리알이 두줄로 나란히 달려, 낟알의 크기가 일반 보리에 비해 크며 단백질 함량이 적고, 전분질 함량이 높아 맥주양조에 적합하다. 일반보리로도 맥주를 만들 수는 있지만, 발효가 순조롭지 않게 되거나 맛이 좋지 않다.

두줄 보리는 봄보리와 겨울 보리가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겨울 보리를 사용하여 가을에 씨를 뿌려 초여름에 수확하는데 월동기인 1월의 최저 평균 기온이 영하 3'C이상이 되어야 재배가 가능하다.

우리 나라에서는 경상남도·전라남도·제주도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유럽·호주·캐나다·남미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수확한 보리는 수분을 가하여 싹을 틔운 후 건조시켜 맥아로 만든다. 싹을 틔우는 과정에 양조에 필요한 효소가 생긴다.

효모

효모는 맥즙(맥아를 분쇄한 후 물과 섞어 적당한 온도로 당화시켜 끓인 것) 속의 당분을 발효시켜 알콜과 탄산 가스로 분해시킨다.

양조 효모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여 풍부한 향을 만들어내는 효모, 맛을 조화롭게 하는 효모, 깨끗한 끝맛을 특징으로 하는 효모 등 여러 가지다.

맥주효모에는 다양한 특성을 갖는 여러 종류가 있다. 효모의 특성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효모는 살아있는 생명체로 특성이 변하지 않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며, 순수 배양한 효모만을 사용한다.

맥주가 갖고 있는 독특한 특징으로, 상쾌함을 느끼게 하는 쌉쌀한 맛과 향이 있다. 이것은 맥주 원료의 하나인 홉에서 유래한다.

홉은 6∼12m까지 자라는 뽕나무과의 다년생 넝쿨 식물로, 암수가 각기 다른 자웅이주 식물이다. 홉은 위도 35∼55도의 서늘한 지역에서 잘 자라며, 유명한 산지로는 체코 자쯔(Saaz)지방, 독일 남부의 할레타워(Hallertau)·테트낭(Tettnang) 지방, 미국 북서부의 오레곤(Oregon)·워싱턴 (Washington)·아이다호(Idaho) 지방, 캐나다의 브리티시 콜럼비아(British Columbia)지방이다.

홉에서 맥주의 원료로 사용되는 부분은 작은 솔방울 모양의 연두색 암꽃이다. 꽃의 수확기는 8월이며, 수확한 홉은 바로 말려서 압축하거나 가공하여 맥주 공장으로 보내지게 된다.

홉은 맥주의 향과 쌉쌀한 맛을 낼 뿐 아니라 맥주에서의 거품을 보다 좋게 만들며, 맥주를 맑고 깨끗하게 해준다.

양조수(水)

맥주 양조는 원료인 맥아를 빻아 물과 혼합하여 적당한 온도로 당화시켜 끓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물은 바로 이 과정에서 필요한 원료다.

맥주 양조에 사용되는 물은 무색 투명하고 무취 무미로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로서, 칼슘 등의 무기 염류가 적당히 함유되어 있는 것을 사용한다. 물의 질에 따라 양조 조건에 맞도록 양조용수 처리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러므로 현대에는 발달된 기술을 이용하여 어디서든지 양조에 적합한 물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부원료

맥주의 안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분질을 함유한 전분·옥분·쌀 등의 부원료를 사용 한다. 이들 부원료는 맥즙을 만드는 공정에서 맥아와 함께 당화된다. 우리 나라에서는 주세법을 통해 부원료의 함량이 맥아 사용량의 1/2을 넘지 않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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