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기업 지상 IR] 대덕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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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전자는 국내보다 해외지명도가 더 높은 인쇄회로기판(PCB) 제조회사다.

주요 거래처를 보면 캐나다의 노텔, 핀란드의 노키아, 독일의 지멘스 등 세계적인 통신업체나 단말기 제조사들 이름이 거론된다.

국내 삼성전자나 한통프리텔도 대덕전자의 PCB 없이는 통신기지국이나 기간망은 물론 휴대폰.노트북 제조에 차질을 빚게 마련이다.

한마디로 PCB는 전자제품 작동에 필요한 첨단기능을 가진 갖가지 반도체칩.회로 등을 연결해놓은 부품으로, 최근 전자제품의 경쟁력은 PCB 소형화에서 결정된다고 말할 정도다.

어른 팔뚝만하던 휴대폰이 담뱃갑처럼 작아지고 노트북이 경량화하면서도 성능이 좋아지는 것은 바로 PCB의 기술력에서 비롯된다.

PCB는 특히 기술수준에 따른 진입장벽이 높은 업종으로 통한다. 이런 관점에서 이 회사의 면모가 돋보인다.

우선 수익성이 두드러진다. 올해 3천4백82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매출액은 내년에는 4천3백28억원으로, 순이익은 올해 5백20억원에서 내년에는 7백23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PCB업체는 현재 2백개사 정도로 대부분이 TV 등 가정용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단층 PCB(마더보드)를 만들고 있다.

4~8층 이상의 다층 PCB를 만드는 회사는 대덕전자.코리아써키트.새한전자.우진전자.심텍 등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적인 경영전문지 포브스가 최근호(10월 30일자)에서 대덕전자를 '세계 3백대 베스트 중소기업' 으로 선정한 것도 주목할 대목. 최근 3년간 매출액.순이익 증가율이 각각 15%를 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2%를 넘어야 할 만큼 까다로운 포브스의 선정기준을 넘어선 것이다.

그러나 향후 경영환경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기술.가격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PCB업체의 경쟁력은 정보통신산업의 기술 급진전으로 작은 기판에 더욱 많은 칩과 회로를 담는 기술을 개발해내는 데 있다.

대덕전자는 올해를 분기점으로 기술력 면에서 일본 최고 업체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초다층 PCB를 생산하는 고부가제품 생산체제로 변화를 서두르고 있는 게 바로 그것이다.

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 이사는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인 데다 품질관리.노사관리.재무관리 등은 물론 경영수완까지 뛰어난 회사" 라고 평가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이 회사는 올해부터 세계 최대 단말기 생산업체인 노키아의 아시아지역 PCB 공급업체로 채택되면서 '글로벌 서플라이어' (세계 전지역 공급자)로 떠올랐다.

대우증권 배승철 연구원은 "세계의 유수 업체에 대한 제품공급으로 성장성을 보장받음으로써 안정적인 이익실현도 가능하다" 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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