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말 소나무숲 ‘포항 북천수’에 재선충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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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2006년 천연기념물 제468호로 지정된 포항 북천수 소나무숲. [사진 포항시]
천연기념물 소나무 숲에서 재선충병이 발견됐다. 29일 포항시에 따르면 천연기념물 제468호인 북구 흥해읍 북송리 ‘북천수(北川藪) 소나무’가 최근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확산 방지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달 북천수 소나무 전체인 3000여 그루에 2년 동안 유효한 재선충병 감염예방 나무주사를 놓았다. 시는 주사 작업을 마친 직후인 이달 초 북천수 소나무에서 감염의심목 한 그루를 발견해 경북도 산림환경연구원에 시료를 의뢰한 결과 재선충병으로 확인됐다. 시는 곧바로 감염목과 근처 고사목 등 두 그루를 벌채한 뒤 파쇄 공장으로 보내 톱밥으로 처리했다.

 ‘흥해 북천수’는 조선시대 이 지역 농부들이 북천의 범람으로 농사를 망치는 일이 반복되자 철종 때 흥해군수 이득강이 이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북천변을 따라 길게 제방을 쌓고 그 위에 수해 방지를 목적으로 조성한 소나무 숲이다.

 1938년 조사된 『조선의 임수』에 따르면 숲의 길이가 2.4㎞, 폭 150m인 것으로 기록돼 숲을 처음 조성할 당시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현재는 길이 1.8㎞, 폭 70m로 줄어들었지만 규모로는 국내 세 번째로 긴 숲으로 알려져 있다.

 수종은 소나무와 곰솔로 구성돼 있으며 수령은 50∼200년, 높이는 14∼16m, 나무 직경은 38∼60㎝ 정도다.

 포항시 관계자는 “예찰을 강화하고 재선충의 매개 곤충인 솔수염하늘소가 활동하는 5월쯤엔 지상방제를 하는 등 방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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