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7㎞ 터널 옆에, 또 다른 터널 있는 배후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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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임시로 개통하는 강원도 춘천 배후령 터널에서 지난 14일 원주지방국토관리청 주최로 방재시설 시연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이 국내 최초로 설치된 대피 터널을 둘러 보고 있다. 배후령 터널은 강원도 춘천 발산리와 화천 간척리를 잇는 국도46호선 고갯길을 직선으로 잇는 5.1㎞ 터널로 국내에서 가장 길다. [연합뉴스]

18일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신북인터체인지로 빠져나와 북쪽으로 달리자 고층 건물 같은 환기탑이 나타났다. 전국 최장의 도로 터널인 배후령터널과 연결된 것들이다. 곧이어 배후령터널 입구가 시야에 들어왔다. 터널 안으로 들어서자 앞은 아득하게만 보였다. 규정 속도(시속 60㎞)로 달려 터널 끝 화천군에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5분.

 국내 도로 터널 가운데 가장 긴 배후령터널이 30일 임시 개통된다. 2004년 공사를 시작한 지 8년 만이다. 터널이 개통되면 새 도로는 접속도로를 포함해 지금의 11.1㎞에서 8.8㎞로, 운행시간은 17분에서 8분으로 단축된다. 급경사 때문에 붙었던 배후령의 악명도 사라지게 됐다. 이곳에선 최근 3년간 61건의 교통사고로 8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춘천시 신북읍 발산리와 화천군 간동면 간척리를 연결하는 배후령터널은 길이 5.057㎞로 중앙고속도로 죽령터널(4.6㎞)보다 길다. 배후령터널은 국내 최장, 대피터널, 환기 시스템 등 3개의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됐다. 국내 최장인 만큼 안전에 초점을 맞췄다. 화재 등 위급 상황에 대비해 국내 최초로 본선터널 옆에 길이 5.133㎞, 너비 3m의 대피터널을 만들었다. 본선터널과 대피터널은 720m마다 6개소의 차량 연락통로, 180m마다 21개소의 사람 연락통로로 연결돼 있다. 횡류식 환기 시스템도 국내 최초다. 천장 안에 설치된 공기 통로로 배기와 급기가 이뤄진다. 평소 급기구에서 공기를 공급하고 배기구로 오염된 가스를 배출하다 화재 땐 급기구가 배기구로 전환된다. 또 8m마다 자동 화재 탐지설비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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