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배로 좋아진 화질과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에 환호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62호 27면

‘뉴 아이패드’ 시판 첫날인 16일 뉴욕 맨해튼 5번가의 애플스토어에서 직원이 손님에게서 받은 판매대금을 세고 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의 차세대 태블릿PC ‘뉴 아이패드(New iPad)’가 16일(현지시간) 오전 8시 미국 뉴욕에서 출시됐다. 맨해튼 5번가의 애플스토어에 하루 종일 이를 사려는 손님들로 긴 줄을 섰다고 CNN 등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뉴 아이패드는 미국을 비롯해 호주·캐나다·프랑스·독일·홍콩·일본·싱가포르·스위스·영국 10개국에서 동시 출시됐다. 미 현지 언론들이 ‘1호 구매고객’이라고 인터뷰한 에릭 래드(38)는 1차 출시 10개국이 아닌 브라질에서 왔다고 소개했다. 일본에선 손 마사요시(孫正義) 소프트뱅크 사장이 몸소 출시 카운트다운 이벤트를 진행했다.

‘뉴 아이패드(New iPad)’ 10개국 동시 출시

시판 첫날 10개국에서 총 100만 대 이상 팔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흥행 분위기로 애플 주가도 고공행진했다. 뉴욕 증시에서 한 달 동안 100달러 가까이 오르면서 15일 장중 600달러 돌파 신기록을 세운 뒤 16일 585달러로 마감했다. 모건스탠리는 애플의 12개월 목표 주가를 종전 515달러에서 72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주가가 960달러까지 뛰어 시가총액이 1조 달러(약 1127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10년 전에 10달러대였던 애플 주가는 올 들어서만 47%나 뛰었다. 지난달에 500달러를 돌파하면서 제너럴일렉트릭(GE)·마이크로소프트 등에 이어 미국 기업 사상 6번째로 시가총액이 5000억 달러를 넘는 기록도 세웠다.

지난 7일 공개된 뉴 아이패드는 말하면 문자로 타이핑해 주는 ‘보이스 딕테이션(voice dictation)’과 4세대 이동통신망 ‘롱텀에볼루션(LTE)’ 기능이 달렸다. 기존 아이패드보다 4배 선명한 ‘레티나(Retina)’ 디스플레이와 간단한 터치로 사진 밝기 등을 조작하는 ‘아이포토(iPhoto)’ 기능도 지원된다. 두께가 0.6㎜ 늘었고 무게는 51g 무거워졌으며, 배터리 용량이 부족한 게 흠이다. 화질·밝기를 개선하느라 전원을 연결하지 않고 쓸 수 있는 사용시간은 줄었다. 충전시간도 늘었다는 평가다.

뉴 아이패드는 23일 26개국에 추가로 공급되지만 한국은 2차 출시국 명단에도 빠졌다. 애플은 관련 시장 규모를 보고 출시국 우선순위를 정한다. 해외에서 뉴 아이패드 단말기를 사들고 들어와 한국에서 쓰는 것도 어렵다. 뉴 아이패드의 가장 큰 특징인 LTE 서비스를 쓸 수 없어서다. 뉴 아이패드의 LTE 주파수는 700메가헤르츠(㎒)와 2.1기가헤르츠(㎓) 대역으로 한국의 LTE 대역과 다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800㎒, KT는 1.8㎓를 이용한다. LG유플러스가 2.1㎓ 대역을 갖고 있지만 마찬가지다. 미국과 한국의 2.1㎓ 주파수 대역의 송신주파수가 달라서다. 데이터를 보내는 송신주파수로 한국은 1920~1980㎒을, 미국은 1710~1755㎒를 쓴다.

뉴 아이패드에도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액정화면이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IT 제품 수리회사인 아이픽스잇(iFixit)은 이날 호주에서 구입한 뉴 아이패드를 분해한 내용을 블로그에 올렸다. 퀄컴의 LTE 칩과 3G·4G용 무선 모뎀, 브로드컴의 와이파이·블루투스용 반도체, 도시바의 미디어 저장 칩, 엘피다의 메모리 반도체가 장착됐다. 애플은 모든 제품의 부품 출처를 밝히지 않는다. 협력업체들에도 함구령을 내린다. 부품 구성 자체가 기업 비밀이어서다.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는 그 사실만으로 기술력을 높이 평가받아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모으곤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