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 뮤추얼펀드 기지개

중앙일보

입력

증시 침체로 고사위기를 맞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이 채권형 뮤추얼펀드로 돌파구를 찾아나섰다.

올 들어 증시 폭락 이후 주식형 뮤추얼펀드가 급속한 수탁고 감소현상을 보이는 반면 채권형 뮤추얼펀드는 안정적인 운용성과를 바탕으로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뮤추얼펀드 운용이 전문인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증시가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든 지난 5월 이후 채권형 뮤추얼펀드가 잇따라 설정되면서 현재 5개사에서 모두 9개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정 규모로는 4천3백억원에 이른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채권금리는 3년 만기 회사채 A+ 기준으로 1% 내외에서 움직이면서 연초보다 35% 가량 폭락한 주식형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KTB자산운용이 지난 6월 설정한 2백24억원 규모의 더블찬스혼합형1은 연환산 누적수익률이 10.42%를 기록하고 있으며, SEI에셋코리아의 경우도 지난 5월 설정한 4백74억원 규모의 우량채권공모주안정형은 10.83%의 연환산 누적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이 결과 자산운용사들은 채권형 뮤추얼펀드를 적극적으로 모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SEI에셋코리아는 지난 14일 8백68억원이 모집될 만큼 채권형 뮤추얼펀드가 인기를 끌자 SEI에셋코리아와 다임인베스트먼트는 다음달 초에도 새 펀드를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KTB자산운용의 장인환 사장은 "주식시장이 바닥 수준에 와 있지만 크게 반등할 가능성이 없는 한 시중의 부동자금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으로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며 "뮤추얼펀드 시장에서 채권형의 비중을 높이겠다" 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은 특히 정부가 연내에 허용하겠다는 완전 개방형 뮤추얼펀드가 도입되면 채권형을 적극적으로 모집할 계획이다.

SEI에셋코리아 진병훈 이사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늘어난 단기 부동자금을 잡으려면 채권형 뮤추얼펀드도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완전 개방형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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