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봄 보인다” 푸틴 정적 옥중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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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표적 반체제 인사인 전 석유재벌 미하일 호도르콥스키(49·사진)가 다음달 4일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옥중기고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속임수를 써서 1차 투표에서 끝내든, 1차에서 과반을 얻지 못해 결선 투표까지 가든 이제 러시아의 정치적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일” 이라고 역설했다.

 러시아 북부 카렐리야의 교도소에 갇혀 있는 호도르콥스키는 26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NYT) 기고에서 “이번 대선은 대통령의 권력 독점을 끝낼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2000~2008년 두 차례의 대통령 임기를 지낸 뒤 헌법상 3기 연임 금지 조항 때문에 물러난 푸틴 총리는 이번 대선에서 강한 재집권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아랍의 봄’ 국가들과 러시아는 다르지만 모든 사람은 존엄하게 대우받고 싶어한다는 점은 똑같다” 고 썼다. 영국 일간 가디언 기고에서도 “아랍의 봄은 러시아 국민이 푸틴 총리에게 맞설 수 있도록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거대 석유기업 유코스의 회장이었던 호도르콥스키는 2003년 탈세 등으로 8년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투옥 중이던 2010년 횡령 등 추가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가 인정돼 2017년까지 감옥에서 지내야 한다. 그는 자신을 처벌하는 것이 야당에 정치자금을 댄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해 왔 다. 한편 27일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푸틴 암살을 모의하던 체첸 반군 출신 테러범 일당이 체포됐다고 러시아 국영 TV 방송 ‘제1채널’이 보도했다. 이들은 4일 대선 직후 푸틴을 암살할 계획이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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