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색 35만원 반값 … 강남 ‘수입차 개인병원’ 고객만 5000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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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공식 서비스센터가 종합병원이라면 우리는 개인병원이라고 보면 됩니다.”

 서울 강남에서 자동차 수리업체 D사를 운영하는 이의표(39) 사장의 말이다. 이곳은 주로 큰 부품의 교체가 필요치 않은 수입차 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공식 서비스센터에 가면 차문이나 범퍼 등을 통째로 교환하라고 하는 상황에서 교환 없이 부분 수리만 원하는 고객들이 주로 찾는다. 도색의 경우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70만~80만원 정도 하는 작업이 이곳에선 30만~35만원이면 가능하다. 2004년 4월 압구정동에서 영업을 시작한 D사는 한 달 매출이 공임 기준으로 2억원, 직원은 17명일 정도로 성장했다. 보유 고객수는 5000여 명에 달한다. 일반인뿐 아니라 유명 연예인까지 이곳의 고객이다. 부산에서도 손님이 찾는다. 현재 서울 강남에 D사와 같은 업체들이 수십 곳 성업 중이다.

 수입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애프터서비스(AS) 풍속도도 다양해지고 있다. 일부 고객은 수입차 업체가 실시하는 ‘무상점검’ 서비스를 백배 활용한다. 점검은 최대한 신뢰가 가능한 공식 센터에서 받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이 잘 아는 정비업소에서 수리를 해서 수리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수입차 판매사원들이 먼저 나서 저렴하게 수리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판매 직원 A씨(30)는 “공식 서비스센터에 들어가면 조금의 찌그러짐만 있어도 통째로 갈아버리기 일쑤”라며 “그래서 고객들에게 수입차만 전문으로 하는 정비소를 소개한다. 부품을 교체해야 할 경우엔 직접 정품을 사서 그 업체로 데려다 준다”고 말했다.

 비싼 수리비 때문에 정비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경우도 생겨났다. 직장인 김모(37)씨는 “얼마 전 차 사고가 나 견적이 500만원가량 나왔다. 보험 약관상 자기부담금이 20%여서 정비업체에 우는 소리를 좀 했더니 견적을 600만원으로 뽑아 주더라”며 “덧붙은 100만원을 리베이트 형식으로 돌려받았다”고 말했다.

 수입업체들은 한편에서 고객들의 차량 정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BMW는 ‘워런티 플러스’와 ‘BSI 플러스’를 운영한다. 3년, 6만㎞까지 무상보증이 가능한 ‘워런티’ 프로그램이 끝나기 전에 일정 금액을 내고 ‘워런티 플러스’에 가입하면 무상보증 기간을 ‘5년, 10만㎞’로 연장해 주는 것이다. ‘BSI 플러스’는 기존에 5년, 10만㎞까지 무상으로 제공되던 각종 소모품 교체를 일정액을 더 낼 경우 10년, 15만㎞로 늘려주는 프로그램이다.

한영익·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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