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현의 전쟁사로 본 투자전략] 중국 마오쩌둥 ‘홍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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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을 이끌어 낸 마오쩌뚱(사진)은 ‘물을 떠난 물고기는 살아남을 수 없3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여기서 물이란 당시 중국인구의 절대다수를 차지했던 빈농층을, 물고기는 혁명을 꿈꾸는 게릴라 집단을 말한다. 즉 농민층과 적극적으로 동화되지 않으면, 장제스의 국민당군 대비 항상 열세이자 소수였던 홍군(당시 공산당군)이 생존할 방법은 없다는 뜻이다.

 마오쩌뚱의 홍군이 농민층을 끌어안으려 했다면 장제스의 국민당군은 농민층을 지배하려 했다. 그들의 눈에 중국의 농부는 ‘한없이 무지한 지배 대상’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농민층에 대한 국민당군의 부정행위와 탄압은 매우 가혹했다. 반면 공산당의 홍군은 농민으로부터 ‘그릇 하나를 빌리더라도 반드시 돌려주라’는 군령을 엄격히 지키고 있었다. 민심이 어느 쪽을 향할지는 굳이 알아볼 필요조차 없는 일이다.

 1920년대에 시작해 49년에 끝난 국공내전 동안 여러 차례 괴멸 위기에 몰렸던 홍군이 끈질기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인은 바로 농민층의 요구에 순응하고 동화되는 전략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시적으로 국민당군이 전쟁의 주도권을 잡더라도, 홍군이 곧 농민이고 농민이 곧 홍군인 상황이므로 도저히 상대를 철저히 제압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농민에 순응하려 했던 홍군은 중국 대륙을 석권했고, 농민을 지배하고 이기려 했던 국민당군은 대만으로 쫓겨나게 된다.

 연초 시장이 매우 재미있게 움직이고 있다. 별다른 재료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지수가 1900을 돌파했고, 일부 낙폭 과대 업종의 반등폭도 심상치 않다. 이런 국면에서 많은 개인투자자가 저지르는 실수가 바로 자기 나름대로 전망을 앞세워 시장의 대세에 반하는 투자를 하는 것이다. 즉 시장의 수급과 추세를 거스르는 매매를 하는 것이다.

 전문 투자자가 수많은 우여곡절과 실패를 딛고 살아남아서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이유는 대부분 주식시장의 대세와 호흡을 같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제아무리 막강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고 세계적인 전문가가 운용하는 헤지펀드라도 대세를 무시하고 시장을 지배하려 한다면 그 결과는 참혹한 실패였던 경우가 많다. 항상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에 비해 자금력과 조직력이 열세일 수밖에 없는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의 대세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면 시장은 그들을 아주 쉽게 ‘토벌’해 버릴 수도 있다. 힘이 약한 개인일수록 자신의 의견을 접고 시장에 순응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만들어지는 추세에 거역하지 말고, 판단은 시장에 맡기자. 행동은 뚜렷한 기술적 지표의 반전을 보고 취해도 크게 늦지 않을 것이다.

김도현 삼성증권 프리미어 블루 상담 1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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