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전망 ⑤탁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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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목표는 금메달 2개'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탁구선수단은 남녀복식에서 각각 금메달을 노리고 있지만 세계최강 중국이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할 태세인데다 유럽파워도 만만치 않아 코칭스태프조차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선수단의 종목별 예상 금메달 리스트에서 탁구는 아예 빠져 있다. 그러나 `승부사' 윤상문 감독과 서상길 남자코치(대우증권감독), 김형석 여자코치(대한항공 코치)로 구성된 코칭스태프는 `깜짝' 금메달을 일구겠다며 강도높은 훈련을 하고 있다.

중국선수들을 깰 비책을 세우느라 선수들과 함께 힘든 훈련을 하고 있는 윤상문감독과 서상길코치의 흰 머리는 눈에 띄게 늘어났고 김형석 코치는 2-3개월 사이에 몸무게가 5㎏이상 줄었다.

코칭스태프가 이 정도다 보니 선수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고질적인 허리디스크에 시달리는 김택수(대우증권)는 마사지사를 달고 다니면서도 한 번도 훈련을 거르지 않았고 신동 유승민(동남종고)도 어느 새 드라이브의 파워가 형들과 비슷해졌다.

여자 에이스 유지혜(삼성생명)는 약점으로 지적돼 온 서브리시브를 보완하느라 라켓을 놓을 틈이 없고 김무교(대한항공)는 서비스를 더욱 더 날카롭게 다듬었다.

한국탁구는 유남규(제주삼다수)가 88년 서울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딴이후 12년만에 다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은 남녀 복식.

김택수-오상은(삼성생명)조와 유지혜-김무교조를 남녀복식 금메달 후보조로 꾸렸으나 `버리는 카드' 이철승(삼성생명)-유승민조, 석은미(현대백화점)-이은실(삼성생명)조도 메달권 진입은 가능할 정도로 기량이 늘었다.

남자복식의 김-오조와 이-유조는 태릉선수촌에서 벌이는 연습경기에서 `한 번은 지고 한 번은 이길 정도로' 호각세를 이루고 있고 여자복식 2개조도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코칭스태프는 올림픽에서는 국제대회 경험, 노련미 등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남자복식에서는 김-오조, 여자복식에서는 유-김조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코칭스태프는 남녀단식에 대한 미련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비록 `금메달을 노린다'는 말을 밖으로 내뱉지는 못하지만 김택수와 유지혜가 `일을 저질러 주기를 바라는' 속마음까지는 숨기지 못하고 있다.

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남자단식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가운데 김택수가 벌였던 `사건'이 재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 올림픽으로 여기고 있는 김택수는 탁구 인생에 큰 획을 긋겠다는 작심으로 훈련 강도를 높이고 있다.

공링후이, 류구오량(이상 중국),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로루시), 얀 오베 발트너(스웨덴), 창펭룽(대만) 등이 라이벌로 거론되고 있다. 탁구신동 유승민은 `다크호스'로 꼽힌다.

유지혜는 여자단식에서 중국을 넘어야만 정상을 바라볼 수 있다. 매번 그랬듯이 중국의 한 선수를 이기면 다른 중국 선수가 나타나 유지혜의 길을 가로막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대진운이 좋아 초반에 중국선수들을 피한다 하더라도 메달권에 진입한 뒤에는 중국선수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유지혜는 비디오를 통해 중국의 왕난, 리주, 선진 등을 집중분석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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