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공방 찾아가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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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은 가득하고 비용은 저렴한 연말 실속선물을 계획 중이라면, 내 손으로 직접 만든 DIY 소품을 추천한다.

DIY(Do It Yourself)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십자수·손뜨개에서 시작된 핸드메이드의 열기가 도자기·가구·귀금속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물건이라는 것이 DIY의 매력. 소중한 사람에게 건넬 연말 선물로 이보다 더 특별한 것은 없다. 저렴하게 의미 있는 선물을 만들고 싶다면, 가까운 공방을 한번 찾아 보자.

나만의 그릇 만들기, 도예 공방

고양시에는 덕양구 원흥동 ‘청자가마터’를 중심으로 30여 곳이 넘는 도예공방이 들어서있다. 그 중 ‘토화랑’ ?열린공방도예촌’ ?도자공방테라’는 각 구별로 비교적 체험 규모가 큰 도예 공방이다. 토화랑의 김형준 도예가는 “사람들이 도예를 접할 기회가 없어서 그런지 도자기에 대해 거의 모르는 것 같다”며 “우리 도자기의 멋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체험교실을 열었다”고 전했다. 때문에 어린이들의 도예 체험부터 성인들의 일대일 강습까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기본적으로 도예 강습은 3개월간 다양한 성형기법을 익히는 것으로 시작해 물레 돌리기, 도자기 페인팅 과정을 거쳐 자신이 만들고 싶은 인테리어 소품과 조형물을 만드는 식으로 진행된다. 싼 값에 도자기를 마련할 생각만으로 강습을 신청하면 시간과 정성을 쏟는 과정 중 제 풀에 지칠 수 있다. 김씨는 “나만의 그릇, 우리 가족만의 그릇을 만들며 의미를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더욱 추천한다”고 한다. 연말에는 일일체험의 인기가 높다. 일일체험은 하루 안에 한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작은 소품을 제작하며, 사전에 예약한 사람에 한해 체험 가능하다.

기념일을 더욱 특별하게, 은 공방

고가의 커플링에 구입을 망설였거나, 특별한 날 자신의 이름을 새긴 단 하나의 선물을 준비하고 싶다면 은 공방 체험 교실을 추천한다. 지난해 초, MBC ‘우리결혼했어요’에서 조권과 손가인 커플이 손수 커플링을 제작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공방 은현’의 박현주 공예가는 “금속 공예라 하면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 은반지의 경우는 초보자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말랑말랑한 순은점토로 반지의 형태를 잡은 후 건조 과정을 거쳐 가마에서 구워내면 끝이다. 반지 위에 무늬를 새기거나 유황으로 착색하는 과정은 자신의 취향과 능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덩치가 큰 가구도 척척, 가구 공방

DIY 공방 하면, 가구 공방을 빼놓을 수 없다. 요즘엔 개방형 목공소가 많아 부피가 큰 가구도 장소의 제약 없이 만들 수 있다. 못질, 톱질, 사포질의 소음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일산에위치한 가구공방 ‘내디내만(내가 디자인하고 내가 만드는 가구)’은 이러한 대중의 욕구를 반영해 ‘나는 목수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나는 목수다’는 초보자도 부담 없이 가구 제작을 배울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나는 목수다’를 등록하고 작업장을 방문하면 전문가의 교육은 물론, 공방의 각종 공구와 기계, 부자재 사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자신의 능력과 시간적 상황에 따라 교육 기간은 자율적으로 조정 가능하다. 공방 ‘내디내만’ 측은 “부피가 작은 생활 소품을 새해 맞이 선물로 제작하려 하거나, 특별한 이사 선물을 준비중인 사람들이 공방을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한다혜 기자 blushe@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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