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심할 땐 마스크 … 외출 후 가글 하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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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수도권의 대기오염도는 선진국 주요 도시에 비해 2~4배 높다. 이중 미세먼지 오염도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 기준을 훌쩍 넘어섰다. 세계보건기구가 전 세계 1081개 도시를 대상으로 미세먼지 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서울과 부산 등 주요 도시의 미세먼지 농도는 연평균 50~99 ㎍/㎥ 수준으로 WHO의 권장 기준(1㎥당 20㎍ 이하)을 초과했다.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49%가 집중돼 있고, 자동차와 산업단지가 많은 탓이다.

 대기오염은 보이지 않게 건강을 갉아먹는다. 성균관대 의대 사회의학과 정해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환경으로 생기는 질병 중 60% 이상이 대기 및 실내오염에 의한 것”이라며 “오염된 공기를 많이 마시면 폐기종과 만성기관지염 같은 호흡기질환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직경이 10㎛(1000분의 1㎜)보다 작으면 미세먼지, 2.5㎛ 이하면 극미세먼지로 부른다. 이처럼 작은 미세먼지는 코털과 기관지 섬모에 의해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들어가 폐포에 침착한다. 만성호흡기성폐질환(COPD)이나 천식, 심하면 폐암까지 유발한다.

 환절기나 겨울철에는 호흡기질환이 만성화되기 쉽다. 순천향대병원 호흡기내과 김기업 교수는 “자동차와 보일러 등의 사용이 늘어나는 겨울에는 배기가스, 미세먼지가 늘어나 호흡기질환이 극성을 부린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심장질환자도 위협한다. 미세먼지가 폐와 기관지에서 염증성 물질인 사이토카인을 만들어내고, 이 물질이 실핏줄을 타고 심장혈관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대기오염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미세먼지나 오염물질은 대기 중 어느 곳에나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오염원으로부터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평소 날씨 정보에 관심을 갖고 대기오염물질 농도가 높거나 황사가 있을 때는 외출을 가급적 자제한다. 부득이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가급적 가글을 한다. 심장질환이나 중풍의 위험이 있는 노인은 자동차 배기가스나 미세먼지가 많은 공사현장 등의 접근을 피한다. 물건을 태우거나 화재 등이 발생한 곳에는 가까이 가지 말고, 외부에서 유해물질이 발생하면 창문을 닫아 실내 유입을 차단한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도권 대기환경청에서는 2005년부터 ‘수도권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저공해 자동차 보급 및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등 자동차 분야의 대기오염물질 관리와 사업장 총량제 도입, 지역배출허용총량제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최근 대기환경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003년 69㎍/㎥에서 2009년 51㎍/㎥로 대폭 개선됐다. 이산화질소는 같은 기간 38ppb에서 35ppb로 줄었다.

장치선 기자

대기오염 줄이는 친환경 운전습관 5계명

1 경제속도(60~80㎞/h)를 준수한다
2 급출발·급가속·급감속을 하지 않는다
3 불필요한 공회전을 하지 않는다
4 정차 시, 신호대기 시 기어는 중립으로 한다
5 주행 중 에어컨 사용을 줄인다

<자료제공: 수도권대기환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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