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권 새 도전 “이번엔 이탈리안 레스토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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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권 대표가 이탈리안 레스토랑 브랜드 ‘블랙스미스’로 두 번째 도전에 나섰다. 그는 17일 “카페베네의 성공 포인트를 접목해 두 번째 도전도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720개. 전국에 있는 카페베네 매장 숫자다. 지금은 커피전문점 업계 1위 브랜드가 됐지만 2008년 5월 첫 매장을 열 때만 해도 사람들은 “곧 망할 것”이라고 수군거렸다. 이미 레드오션이 된 커피전문점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어 승산이 있겠느냐는 거였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토종 브랜드로 글로벌 브랜드를 이긴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김선권(43) 대표 이야기다.

 그가 이번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브랜드 ‘블랙스미스’를 론칭했다. 17일 1호점이 강남역 인근에 문을 열었다. 카페베네가 그랬듯 또 레드오션에 뛰어든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번에도 자신감에 넘쳤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대부분 대기업 직영입니다. 개인은 열고 싶어도 못 여는 거죠. 그 시장을 노리고 만든 게 블랙스미스입니다.”

 카페베네도 그랬다. 커피전문점 시장이 급팽창했지만 개인 사업자들은 돈이 있어도 열 수가 없었다. 스타벅스·커피빈 등 주요 업체들이 직영점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페베네는 커피전문점을 내고 싶어하는 개인을 타깃으로 삼았다. 물론 당시에도 일부 브랜드는 가맹점을 낼 수 있었다. 김 대표가 보기엔 이들 브랜드는 시장 수요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유를 찾았다. “가맹사업이 성공하려면 브랜드 인지도가 확립돼야 해요. 그래야 개별 매장이 돈을 벌 수 있어요.” 그래서 나온 게 스타 마케팅이었다. 연예기획사와 손을 잡고 톱클래스 연예인들을 모델로 썼다. 영업에 힘을 집중해 매장 숫자를 빠르게 늘린 것도 브랜드 인지도 때문이었다. 어디서나 쉽게 눈에 띄어야 사람들이 알아본다는 생각에서였다.

 “블랙스미스는 최대 350개까지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내년엔 우선 100개를 열 생각입니다.”

 김 대표는 이번에도 ‘속도전’을 벌일 생각이다. 김태희·송승헌·박유천 같은 대형 스타를 모델로 기용한 것 역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살아남는다’는 카페베네 때의 경험에서 나온 결정이다.

 카페베네의 또 다른 차별점은 인테리어와 메뉴였다. 2008년 당시만 해도 커피전문점은 어딜 가나 간판만 다를 뿐 내부 인테리어는 비슷했다. 커피와 조각 케이크로 메뉴도 단조로웠다. 김 대표가 원목을 적용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와플·젤라토(쫀득한 아이스크림) 같은 메뉴를 내세운 건 그래서였다.

 이번에도 그 두 가지에 신경을 썼다. 주력 메뉴는 화덕에 구운 피자다. 가격은 1만5000~2만원대로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 화덕 피자를 부각하기 위해 브랜드 이름 역시 대장장이를 뜻하는 블랙스미스로 정했다. ‘대장장이의 공간’이란 느낌을 주고자 강철을 인테리어 소재로 썼다.

 김 대표는 요즘 주변 사람들로부터 “양적 성장에만 매달리느라 브랜드 이미지는 챙기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 섞인 질문을 받는다. 가맹 계약기간이 끝나면 매장 숫자가 줄 것이라는 얘기까지 듣는다. 하지만 그는 “창업 3년이 넘었지만 아직 문 닫은 점포가 하나도 없다”며 “카페베네는 아직도 지금의 30% 이상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4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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