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담 청문회’된 박보영 청문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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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8일 국회에서 진행된 박보영(50·사진)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덕담 청문회’였다. 청문위원들이 박 후보자를 격려하는 등의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됐기 때문이다. 박 후보자의 경우 ▶여성(여성으론 세 번째 대법관 후보자) ▶비(非)서울대(한양대 법대) ▶호남 출신(전남 순천 출신으로 전주여고 졸업) ▶이혼 후 세 자녀를 혼자 키운 ‘싱글맘’이라는 점이 일단 점수를 땄다. 그가 청문회장에서 배포한 인사말은 한 편의 ‘에세이’였다. 다음은 요지.

 “17년간 공직에서 판사로서 일했고 8년여를 (변호사로) 사적 이익을 위해 살았다. 제가 법대(法臺) 위에서는 알지 못했던 개인들의 아픔과 고통을 속속들이 알게 됐다. 저는 개인적으로 직접 결혼생활의 아픔을 겪었을 뿐 아니라 직업 활동을 통해 누구보다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제가 대법관이 된다면 법대 아래의 삶, 법정 밖의 삶을 경험한 대법관, 국민의 삶을 피부로 이해하는 대법관이 되겠다. ”

  민노당 김선동 의원은 “인사말에서 성실함과 책임감, 따뜻한 시선을 느끼게 한다. 그것으로도 충분히 대법관이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박 후보자가 한·미 FTA 질문에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자 한나라당 박준선 의원은 “큰 부담 없이 ‘준비된 바 없다’고 말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도가니 사건’(광주 인화학교 관계자들의 청각장애아 성폭력 사건)에 대해 “선고형이 국민 정서와 동떨어졌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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