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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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투 노멀
11월 22일~2012년 2월 12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6만~9만원. 문의 02-744-4033

브로드웨이 뮤지컬 하면 화려한 쇼가 떠오른다. 하지만 ‘넥스트 투 노멀’은 그 반대다. 현란한 볼거리 보단 ‘가족간의 상처와 아픔’이라는 드라마적 요소에 더 주력했기 때문이다. 원작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1998년 워크숍공연에서 출발해 2005년 뉴욕뮤지컬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 뒤 오프 브로드웨이 공연을 통해 대중적인 검증을 받았고, 2009년 마침내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한국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엄마 다이아나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 죽은 지 16년이 된 아들이 아직도 살아있다는 환상 속에서 살아간다. 남편 댄은 그런 아내를 치료하고 가정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역부족이다. 딸 나탈리는 죽은 아들에게 집착하는 엄마로 인해 소외감을 느낀다. 각자 상처를 가진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 벌어지는 심리적인 갈등과, 다이아나의 내면적 갈등이 작품의 주된 내용이다.

 댄의 노력에도 환상이 점점 더 심해진 다이아나는 이윽고 자살을 시도한다. 전기 치료 요법으로 간신히 살아난 다이아나는 잠시 기억을 잃지만 그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그녀는 더욱 혼란스러워 진다.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과 죽은 아들이 그의 곁으로 찾아오는 ‘환상’ 속에서 다이아나는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까. 뮤지컬계에서는 드물게 ‘넥스트 투 노멀’은 인간의 내면 심리를 다룬다. 무대 세트에서 그러한 점이 반영된다. 3층의 철제 구조물로 된 무대는 각자 다른 공간으로 연출된다. 맨 위의 3층은 죽은 아들인 가브리엘이 머무는 환상의 공간이자 무의식의 공간이다. 2층에는 다이아나의 커다란 눈 이미지가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눈 이미지는 평소엔 잘 보이지 않다가 다이아나의 심리가 불안정할 때 선명해지면서 그녀의 혼란스러운 심리를 시각적으로 강하게 표현한다. 1층은 주로 거실과 정신병원으로 사용된다. 이렇게 나눠진 공간들은 여러 장면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극의 빠른 전개를 돕는다. 정신병을 앓고 있는 엄마 다이아나 역에는 뮤지컬 음악감독에서 배우로 변신한 박칼린이 선다. 일본 극단 사계의 간판 배우였던 김지현이 더블 캐스팅됐고, 가족을 지키려는 가장 댄 역에는 남경주와 이정열이 출연한다.

블루룸
29일~12월 11일 세종M씨어터 4만~6만원. 문의 1588-5212

오스트리아 태생의 작가 아서 슈니츨러의 1897년 작 『라롱드』를 ‘디 아워스’ ‘더 리더’의 극본가 데이빗 헤어가 연극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1998년 초연한 이 작품은 영화 ‘아메리칸 뷰티’의 감독 샘 맨데스가 연출을 맡고, 니콜 키드먼이 여주인공으로 출연해 화제를 낳았다. 원작의 제목 ‘라롱드’는 ‘원’과 ‘순환’을 의미하는 프랑스 단어다. 극 역시 남녀 10쌍의 성적 행각을 이어 쓰기(라롱드) 방식으로 나열한다. 마지막 에피소드의 인물이 첫 에피소드의 인물로 귀결되면서 하나의 원을 완성하는 것이다. 극엔 총 열 쌍의 커플이 등장하지만 이를 배우 단 두 명이 꾸려나간다. 그런 점에서 배우들의 순발력과 연기력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오랜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배우 김태우가 택시기사, 남학생, 정치가, 극작가, 귀족 남자를 연기한다. 배우 송선미와 송지유는 거리의 소녀, 가정부, 유부녀, 모델, 여배우로 변신할 예정이다. 만 19세 이상의 관객만 관람 할 수 있다.

넌센세이션
~12월 18일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 5만~8만원. 문의 02-6925-5600

1991년 초연 이후 8,000회 이상 공연한 뮤지컬 ‘넌센스’의 다섯 번째 시리즈, ‘넌센세이션’이 돌아왔다. 다섯 명의 수녀가 익명의 교구민으로부터 1만 달러의 기부 제안을 받는다. 조건은 라스베이거스에서의 공연이다. 불빛 찬란한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쳐지는 다섯 수녀의 좌충우돌 해프닝으로, 경건하고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만 알던 수녀들이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 더욱 흥미진진하다. 지난해 전체 출연진과 스태프, 극장이 연평도 주민들과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공연 수익금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 받았다. ‘넌센스’에서 오랫동안 막내 레오 수녀 역을 맡았던 배우 김미혜가 연출을 맡은 가운데, 원장수녀 역에 가수 혜은이와 ‘명성황후’의 이태원, 허버트 수녀 역에 이정화가 캐스팅됐다. 또한 로버트 앤 수녀 역에는 가수 황보와 이주원, 메리 폴 수녀 역에는 송은이와 최우리, 막내 레오 수녀 역에는 송상은이 출연한다.

막돼먹은 영애씨
11월 18일~2012년 1월 15일 컬쳐스페이스 엔유 4만~6만원. 문의 1577-3363

케이블 방송 tvN의 인기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가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주인공의 뚱뚱하고 못난외모를 중심으로 극을 이끌던 드라마와는 초점이 조금 다르다. 본격 ‘오피스 뮤지컬’을 표방하는 ‘막돼먹은 영애씨’는 꿈을 꾸기에도, 또 포기하기에도 애매한 30대 직장인 여성의 삶 자체가 주된 이야기다. 젊은 연출가 이재준은 제작발표회에서 “평범한 직장인들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관객과 공감대를 나누고 위로와 용기를 주는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제는 ‘영애’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김현숙이 TV드라마에 이어 뮤지컬에서도 주인공 영애를 맡았다. 드라마에서 3년간 원준 역으로 등장했던 최원준 역시 뮤지컬에도 출연한다. 개그콘서트 ‘발레리노’의 박성광은 사무실 여직원들을 괴롭히는 박 과장 역으로 뮤지컬에 데뷔할 예정. 이외에도 임기홍, 백주희, 김유영, 서성종과 같은 막강 조연군단이 출연해 감칠맛을 더한다.

노부인의 방문
~11월 12일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전석 3만원. 문의 02-708-5001

극도로 빈곤한 독일의 소도시에 갑부 노부인 한명이 큰 돈을 기부하겠다고 공언한다. 조건은 이도시의 시민이자 자신의 옛 애인이었던 남자를 죽여 사체를 자신에게 넘기는 것이다. 처음엔 노부인의 제안을 거부했던 시민들이 점차 그녀의 제안으로 마음이 기우는 과정이다. 극은 관객에게 배신과 복수라는 화두를 던져 인간 세계의 부조리함과 기괴함을 고발한다. ‘노부인의 방문’은 전후 독일 연극계를 이끌었던 스위스 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대표작이다. 이번 공연은 떼아뜨르 봄날의 이수인 대표가 연출을 맡는다. 연출가 이수인은 “악착같이 축적해온 부의 상당부분을 내놓으면서까지 남자의 죽음을 바라는 여자의 간절함은 어디서 오는지, 손쉬운 청부살인을 마다하고 굳이 도시의 시민들이 그를 죽이게끔 하는 여자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보다 명확하게 구현하는데 연출의 초점을 맞췄다고 언급했다. 유승일, 이춘희, 최창열, 전정우가 출연한다.

뮤지컬 디바 콘서트
11월 9일~11월 24일 가든파이브 아트홀 전석 1만5000원. 문의 1577-3363

11월, 찬바람이 주부들의 마음을 시리게 하는 계절이 왔다. 이들의 허전한 마음을 채워주기 위해 세 명의 뮤지컬 디바가 떴다. ‘맘마미아’의 최정원, ‘캣츠’의 홍지민, 박해미가 각자의 색깔을 담은 ‘뮤지컬 디바 콘서트’를 여는 것이다. 다음달 9일과 10일, ‘시카고’ ‘페임’ ‘맘마미아’ 와 같은 유명 뮤지컬의 메들리와 앙상블이 펼쳐질 ‘최정원의 버라이어티 갈라콘서트’를 시작으로, 16일과 17일에는 성악가 진정훈과 함께 뮤지컬, 가요, 팝을 선보일 ‘홍지민의 3색 러브 콘서트’가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23일과 24일에는 인기 개그우먼 김세아와 함께하는 ‘박해미의 토크 콘서트’가 선보일 예정이다. 유명 뮤지컬 넘버와 가요, 세계적인 명곡들의 향연이 될 ‘뮤지컬 디바 콘서트’는 매주 수요일, 목요일 오후 2시에 가든파이브 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디바 3인방의 무대를 각각 비교하며 보는 것도 하나의 관람 포인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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