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 건강] 근육 줄어들고 우울증·무기력 시달려…호르몬 보충요법 써볼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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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수 원장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에 이런 말이 나온다. ‘강한 자는 나이가 들어도 시들해지지 않고, 깊은 뿌리에는 서리가 닿지 못하네. 잿더미의 불도 다시 솟아나고, 그늘진 곳에도 빛이 있듯이 부러진 칼도 다시 새것으로 바꿀 수 있다’.

 『반지의 제왕』에 무소불위한 ‘절대 반지’가 있듯 생체 내에는 강한 남성을 만드는 ‘마법의 물질’이 존재한다. 바로 남성을 남성답게 만드는 호르몬이 그것이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남자의 일생을 지배한다. 성장기엔 건장한 청년으로 변신시켜 주는가 하면 진취적 인 남성으로 만들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게 한다.

 비뇨기과를 찾는 남성 중에는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어도 기능하지 못한다는 사람이 있다. 원인은 성적 자극이 없거나 충분하지 않은 경우, 정신적 불안감, 당뇨병 등으로 혈관이 망가진 경우다. 성호르몬 부족으로 약물 효과가 남과 같지 않은 경우도 흔히 본다. 성호르몬은 성능력뿐 아니라 대사증후군이나 성인병에도 개입한다. 당뇨병이나 협심증 환자의 40%에게서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정상인보다 낮다는 통계도 있다. 남성호르몬이 적으면 근육량은 줄고 뱃살은 늘어난다. 우울증이나 무기력증 같은 정서적인 변화도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남성호르몬 양이 300ng/dL 이상이면 정상이다. 남성호르몬이 가장 많이 생성되는 오전에 혈액으로 검사한다.

 요즘에는 테스토스테론과 더불어 유리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검사를 함께한다. 남성호르몬은 글로불린과 결합한 형태로 존재한다. 유리 테스토스테론은 글로불린과 분리된 남성호르몬으로 실질적으로 체내에서 활용되는 호르몬이다. 남성호르몬은 정상이라도 유리 호르몬 수치가 감소한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남성은 ‘정력이 떨어졌다’고 느낀다.

  스트레스도 남성호르몬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 호르몬 검사를 받아 정상치 아래로 떨어져 있다면 보충요법을 고려하는 것도 삶의 질을 높이는 한 방법이다. 갱년기 여성이 여성호르몬을 보충해 증상을 개선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과거엔 남성호르몬 치료가 전립선암에 관여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사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게다가 전립선암은 진행이 느려 비뇨기과에서 초기에 얼마든지 발견이 가능하다.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 이윤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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