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 ‘한국관광 만족도’ 동남아 보다 낮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국 관광에 대한 요우커의 만족도는 바닥권이다. 서울시가 7~8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9일 발표한 ‘서울방문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서 확인된 내용이다. 5점 만점을 기준으로 한국관광에 대한 요우커의 만족도는 3.87로 평균(3.99) 이하다. 미주와 유럽(4.13)은 물론 동남아(3.96)보다도 낮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 요우커들은 언어 장벽과 문화 차이에 민감했다. 한국의 관광 인프라에 대해서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열악한 숙박시설(39.1%), 부실한 먹거리(18.7%), 중국어 안내 실종(16.1%), 빈약한 볼거리(10.9%) 순이다. 호텔·식당의 근무 태도에도 비판적이다. 정상적인 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상황(66.3%), 서비스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29.3%) 등 최악의 수준이다.

그럼에도 요우커의 규모와 지출은 최상위급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요우커는 187만 명이다. 그러나 올해 8월 말 현재 이미 144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 늘었다. 조사를 주도한 서울시 건강정책팀의 조완석 팀장은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3월부터 요우커가 급감했으나 5월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15% 정도 늘어난 220만 명 규모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1인당 씀씀이도 크다. 지난해 11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요우커에게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국내 여행업체 296곳을 조사한 결과 60%가 “중국인 관광객이 다른 외국인보다 돈을 더 많이 쓴다”고 답했다.

 서울을 찾는 이들이 주로 묵는 곳은 4대문 안 도심(54%), 잠실·영등포 등 부도심(29%)에 위치한 호텔이다. 모텔·여관(18.5%), 유스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6.5%) 등은 아직 소수다. 특히 단체관광 요우커의 상당수는 타국 관광객에 비해 중저가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비율이 높았다.

 최근 미국의 경영자문기관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중국 관광객을 사로잡은 국가나 기업이 아직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는 쪽은 막대한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요우커의 기호와 성향에 대한 상세한 분석 자료조차 찾기 어렵다. 신성장 동력을 잡으려는 정부와 업계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탐사기획부문=이승녕·고성표·박민제 기자, 신창운 여론조사 전문위원, 이정화 정보검색사, 산업부=박혜민·정선언 기자, JES 여행레저팀=홍지연 기자, 사진=변선구·강정현·신동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