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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세 클린턴 ‘타이 고추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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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64·사진) 미국 국무장관은 재임 2년 반 동안 모두 87개국을 순방했다. 9월 말 현재 여행기간은 251일, 8개월이 넘는다. 비행 거리는 99만㎞로 지구를 약 25바퀴 돈 셈이다. 한국도 네 차례 방문했다.

현안이 발생한 나라를 찾아 해법을 협의하고 자신이 주창한 ‘스마트 파워’ 외교를 펼쳤다.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보다 많은 살인적인 해외순방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다.

 그런 클린턴 장관의 가방 속에 상비품이 하나 있다고 한다. 바로 ‘타이 고추(Thai chili pepper)’다. 복수의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27일(현지시간) “클린턴 장관이 격무 속에서도 맑은 정신으로 공무를 수행하기 위해 가방에 타이 고추를 가지고 다닌다”고 전했다. 타이 고추는 아주 작은 크기에 정신이 번쩍 날 정도로 맵기로 유명하다. 소식통은 “장관은 잦은 해외순방 일정으로 낮과 밤이 수시로 바뀐다”며 “커피로도 졸음을 쫓기 어려울 때는 타이 고추를 씹어 먹으며 정신을 차린 뒤 현지 시간에 맞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클린턴 장관은 60이 넘은 나이에도 놀라운 정신력과 성실함으로 공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타이 고추야말로 그 증표로, 이를 알게 된 국무부 당국자들도 많이 놀랐다”고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2008년 대선에 나섰으나 후보 경쟁에서 오바마에게 패배했다. 승리한 오바마 대통령의 제의로 국무장관을 맡았을 때만 해도 그의 행정 능력에 의문을 표시하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2년 반이 흐른 지금 클린턴 장관은 2012년 대선 민주당 후보로 오바마 대신 클린턴을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타이 고추(Thai chili pepper)=태국산의 작지만 매운 고추다. 태국이나 인도 요리에서 양념으로 쓰인다. 스코빌 척도(고추 안에 포함된 캡사이신의 농도로 표시하는 매운 정도·SHU)로 5만~10만SHU다. 4000~1만2000SHU로 측정되는 한국산 청양고추보다 10배 정도 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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