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차별 반대” 영국 고참 여성 방송인 벗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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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연령 차별에 반대하는 뜻을 펼치기 위해 누드 촬영에 나선 길리언 테일포스(56세), 베버리 칼라드(54세), 셰리 휴슨(61세), 안드리아 맥린(41세)(왼쪽부터). [데일리 메일 웹사이트]


영국 고참 여성 방송인들이 단체로 옷을 벗었다. 방송의 고령자 차별에 대한 자신들의 주장을 널리 알리기 위해 알몸으로 나선 것이다. 이들은 “방송이 중견 연기자나 진행자를 배척함으로써 나이 든 방송인과 시청자의 사회적 소외감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누드 사진의 주인공들은 셰리 휴슨(61)·길리언 테일포스(56)·베버리 칼라드(54)·안드리아 맥린(41). 칼라드와 테일포스는 각각 영국의 인기 드라마 ‘콜로네이션 스트리트’와 ‘이스트엔더스’에 최근까지 출연했던 유명 탤런트다. 휴슨과 맥린은 중년 여성들을 위한 오락 프로그램 ‘루스 우먼’의 진행을 맡고 있다. 휴슨은 탤런트 출신이고 맥린은 기상 캐스터로 활동하다 방송 진행자로 변신했다.

 누드 사진들은 20일 발간된 영국 소비자 정보 잡지 ‘베스트’에 실렸다. 칼라드는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전에는 여성 방송인은 50세가 넘어야 퇴출되기 시작했는데 요즘엔 35세만 돼도 일자리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성숙한 여성들의 삶과 관련된 흥미로운 스토리가 무궁무진한데도 PD와 작가들이 이를 도외시하는 한심한 관행이 정착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 젊은이에게만 초점을 맞춘 방송이 중년 시청자의 자신감을 빼앗고 있다”고 주장했다. 맥린은 “나이 든 것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며, 아직도 모든 일에 자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누드 촬영에 응했다”고 말했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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