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아트의 아버지’ 영국 리처드 해밀턴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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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해밀턴의 1956년 콜라주 작품 ‘오늘의 가정을 그토록 색다르고 멋지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팝아트의 효시가 된 작품이다.

‘팝아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의 리처드 해밀턴(Richard Hamilton·사진)이 13일(현지시간) 별세했다. 89세.

지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소식을 전한 영국 런던의 가고시안 갤러리는 그가 어디에서 어떤 이유로 별세했는지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1922년 런던에서 태어난 해밀턴은 로열 아카데미와 슬레이드 스쿨에서 미술을 배웠다. 56년 콜라주 ‘오늘의 가정을 그토록 색다르고 멋지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Just What Is It That Makes Today’s Homes So Different, So Appealing)’로 팝아트 시대를 열었다. ‘대중미술(popular art)’을 줄여 부른 팝아트는 60년대 초 앤디 워홀·로이 리히텐슈타인 등 미국 작가들로 이어졌다.

 68년에는 당시 세계적 인기를 끌던 밴드 비틀스의 ‘화이트 앨범’ 표지를 디자인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자본주의 사회의 소비 지상주의를 풍자한 작품은 정치인들을 비꼬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2003년 서방군의 이라크 바그다드 대공습에서 영감을 얻어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카우보이 셔츠를 입고 총을 들고 있는 모습을 담아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 2007~2008)’라는 제목을 붙이기도 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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