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백재호, '경기 전 항상 속옷을 뒤집어입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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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 최강팀 신일고의 일원이었는데 당시 에피소드나 재미있는 추억거리는?

“3학년때는 초반에 콜드게임으로 이기지 못하면 후반에 항상 역전당했다. 그래서 막강타력을 내세워 예선전을 주로 콜드로 이겼다.

에피소드로는 91년 대통령배 경남상고와의 준결승전의 일화가 있다. 경기 시작 전에 교통사고가 났는데 소문이 확대되어 ‘백재호가 죽었다’라는 말까지 나돌아 학교에서 난리가 났었다. 주변에서는 병원에 가라고 했지만 무리해서 야구장으로 향해 감독님께 만화주인공처럼 그라운드에서 뛰게 해달라고 요청해 2회에 대주자로 기용되었다.

그런데 몸이 아파 정신이 없는 그 상황에서 히트앤드런 사인을 내 좀 당황했었다. 어쨌든 그날 우리팀은 이겼고 나는 3타수 1안타를 기록했었다.”

-두산의 강혁선수와 절친한 친구사이로 알려졌는데 강혁선수를 평한다면?

“카리스마가 있다. 남자답고, 내가 갖지 못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 다혈질적이고 ‘진짜 사나이’라고 생각한다. 야구적인 면으로는 유연한 타격을 하고 장래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이 결정되는 순간 무슨 생각부터 나던가?

“기독교인이므로 하나님이 먼저 생각났다. 그리고 군대 안 간다는 생각과 기뻐하실 부모님 생각도 났었다.”

-올 시즌 한화가 우승한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여태껏 준우승만 많이 해왔고 최근에는 7등만 2번해서 패배의식에 젖어있었는데 이번에는 한번 해보자고 똘똘 뭉쳐서 정신력으로 이룩해낸 우승이라고 생각한다.”

-한화가 우승하던 날 뒤풀이는 어땠는지?

“회장님 행사가 있었고 행사 후 디스코텍에 가서 밤새 놀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와 기억하기 싫은 경기는?

“대학교 4학년 때 강혁선수가 주장을 맡은 한양대와 내가 주장을 맡은 동국대가 붙었었다. 4학년동안 한번도 이기지 못했었던 한양대를 상대로 9회말 7대7에서 극적인 역전홈런을 쳐내 8대7로 이겼던 경기가 가장 생각난다. 기억하기 싫은 경기는 올 시즌 봄에 대(對)쌍방울전에서 실책 2개를 하고 9회말 1사 3루의 결정적인 찬스를 놓쳐버려 패했던 경기이다.”

-야구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사람들이 내자신을 알아봐줄 때, 그리고 무슨 일을 열심히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이다.”

-특별한 징크스라도 있는지?

“경기 전에는 항상 모든 속옷을 라벨이 바깥으로 나오게끔 뒤집어 입는다. 라벨의 거칠거칠한 느낌이 싫어 항상 확인하고 뒤집어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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