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투성이 일본 ‘새역모 교과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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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일본 극우단체가 만들고 정부의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가 잘못된 사진설명을 게재한 사실이 확인됐다.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만든 지유샤(自由社)판 중학교 교과서는 나가사키(長崎)에 투하됐던 원자폭탄 사진을 히로시마(廣島)에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하는 오류를 범했다. 새역모는 1990년대 말부터 일본 교과서에서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술을 없애고 역사를 왜곡하는 데 앞장서온 단체다.

 이번 오류는 올봄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2012년도판 ‘새로운 역사교과서’에서 발견됐다. 2011년도판까지는 ‘폭발한 원자폭탄’이란 설명만 달았지만 2012년도판에는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이란 엉터리 설명을 달았다 낭패를 당한 것이다. 히로시마에는 1945년 8월 6일, 나가사키에는 9일에 원폭이 각각 투하됐다. 지유샤는 조만간 문부과학성에 정정 신청을 할 계획이다.

 새역모는 당초 후소샤(扶桑社)와 손잡고 왜곡 교과서를 제작, 2001년 처음으로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했다. 그러나 2007년 내부 분열에 따라 후소샤와 결별, 지유샤와 공조하고 있다. 새역모는 교과서 제작에서 왜곡과 오류뿐 아니라 베끼기도 마다하지 않았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새역모는 역사교과서 권말에 연표를 실으면서 경쟁 출판사인 도쿄(東京)서적의 2002년도판 교과서 권말의 연표를 그대로 옮겨 실은 사실이 지난달 들통났다. 연표의 일부가 아니라 전체를 거의 통째로 베꼈다 탄로가 났다. 새역모 측은 시중에 유통된 자사 교과서를 전부 회수하고 내년 봄까지 내용을 재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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