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한국물 인기 저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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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들이 나스닥 시장에서 잇따라 주식을 상장하거나 ADR(주식예탁증서)을 발행하고 있으나 가격이 공모가 이하로 맴돌며 미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29일 나스닥에 상장된 하나로통신의 ADR은 공모가 15.51달러보다 낮은 15달러에 첫 거래가 형성된 뒤 15.50달러로 첫 날 거래를 마쳤다.

하나로통신 ADR은 이날 14.50∼16.0625달러의 가격대에서 920만주가 거래됐다.

하나로통신은 당초 24일 16.95달러로 ADR을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회계감사를 맡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회계감사 윤리규정 위반 논란으로 상장이 늦춰지면서 국내 주가가 빠져 ADR 공모가도 예상가보다 낮아졌다.

지난 24일 상장된 삼보컴퓨터와 KDS의 합작업체 e머신즈도 공모가 9달러보다 낮은 8.25달러로 첫 장을 마친 뒤 3일만에 7달러로 떨어져 22%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11월에 발행된 미래산업의 ADR은 이날 11.25달러로 장을 마쳐 공모가 16달러 대비 25% 이상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한편 코스닥을 거치지 않고 나스닥에 직상장된 두루넷은 42달러로 거래를 마쳐공모가 18달러보다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했으나 한때 84달러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할 때 역시 약세 국면인 것으로 지적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나스닥에 상장된 한국 관련기업의 주가나 ADR 가격이 빠지고있는 것은 첨단기술주가 약세를 보이는 전반적인 시장흐름에서 해석해야 한다면서 특히 국내주가와 같이 움직이는 ADR 형태로 상장돼 있는 하나로통신과 미래산업의 약세는 한국시장의 주가를 반영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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