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 턱 北 영아, 치료 시급…'수두증' 가능성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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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해주의 탁아소에서 잠자고 있는 영아[출처=독일 구호단체 캅아나무르/미국의소리]

북한 해주 탁아소에서 잠자고 있는 앙상한 턱선의 어린이 사진은 북한이 처한 비참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의학 전문가들은 "사진 속 아이를 빠른 시일 내에 치료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21일 온라인 중앙일보는 제대로 먹고 입지 못하는 북한 아이들의 생활상을 담은 사진을 전했다.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독일 구호단체 '캅 아나무르'로부터 제공받은 사진이었다. 젖먹이로 보이는 아기들은 초췌한 얼굴에 남루한 옷을 입고 다닥다닥 붙어 탁아소에서 자고 있었다. 그 중 한 아기의 턱은 비정상적으로 뾰족하고 앙상했다.

이 보도를 접한 삼성서울병원 뇌신경센터 정진상 교수가 온라인 중앙일보에 e-메일을 보내왔다. 정 교수는 "사진 한 장 만으로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수두증(Hydrocephalus)일 가능성이 있다"며 "뇌 척수액 순환이 잘 되지 않아 뇌에 척수액이 고이는 것인데, 영아들은 두개골이 닫혀 있지 않아 머리가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빠른 시일 내에 치료받아야 할 위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아이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일반 아이들과 섞여서 생활한다는 것이 더 비극적"이라고 말했다.

수두증 영아들의 사진=삼성서울병원 뇌신경센터 정진상 교수


수두증이란 뇌척수액이 두개강내에 과다하게 많이 차는 병이다. 쉽게 말해 뇌에 물이 차는 병이다.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뇌출혈 등으로 후천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2세 이하의 소아에게 수두증이 진행되면 머리둘레가 비정상적으로 커진다. 치료 방법은 수술이 거의 유일하다. 방치하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각한 영양 결핍으로 인한 질병일 수 있다는 소견도 내놨다. 삼성서울병원 뇌신경센터의 한 소아신경외과 담당의는 "사진만 봐서는 정확히 확진할 수 없지만, 수두증일 가능성도 있고 영양결핍에서 오는 질환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정확한 병명을 진단하기는 힘들지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해당 어린이가 치료를 요하는 긴박한 상황에 처했다는 데는 의견이 같았다.

기사가 보도된 뒤 온라인중앙일보 홈페이지에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 저 아이들을 도울 수 없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 북한에서 태어난 것이 죄라면 너무 비극적인 현실이다" "식량을 지원한다고 해서 저 아이들이 먹을 수 있을까" "합성처럼 보일 만큼 충격적이다"는 내용의 댓글이 잇따랐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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