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이상훈 쑥스런 승리투수

중앙일보

입력

'갈기머리' 이상훈(보스턴 레드삭스)이 연일 얻어맞고 있다.

던지는 공이 자신의 머리카락처럼 가볍게 휘날리며 위력이 없어 메이저리그 엔트리 합류마저 위태로워 보인다.

이상훈이 시범경기 다섯번째 등판에서 쑥스러운 승리투수가 됐으나 팀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부진한 투구로 또다시 실망을 안겼다.

이상훈은 14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주피터에서 벌어진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시범경기에서 6 - 4로 앞선 9회말 팀의 일곱번째 투수로 등판, 마무리 가능성을 테스트받았다.

이상훈은 제구력이 흔들려 첫타자 패트릭 레넌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2사후 트레이시 코퀼리트에게 2루타, 페르난도 세귀뇰에게 볼넷을 내준 뒤 브래드 풀머에게 적시타를 맞아 6 - 6 동점을 허용했다.

이상훈은 마이클 바렛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 역전은 허용하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레드삭스는 연장 10회초 2점을 뽑아 8 - 6으로 승리, 이상훈은 승리투수가 됐지만 이상훈의 평가는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상훈은 시범경기 다섯차례 등판에서 6과3분의2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 8안타.6실점으로 방어율이 무려 8.10에 이른다.

이상훈은 경기가 끝난 뒤 "팀에서 막으라고 내보냈는데 임무를 해내지 못했다. 투구내용도 만족스럽지 않다" 고 말했다. 레드삭스 윌리엄스 감독도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마음에 걸린다" 며 실망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최희섭(시카고 컵스)은 동양인 타자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시범경기에 7회말 교체수비로 투입된 뒤 8회초 카를로스 알만사에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최희섭은 앞으로 시범경기에 두세차례 더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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