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 하루 한 번 복용으로 기면증 억제 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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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출시 중인 유일한 기면증 치료제 ‘프로비질’.

JW중외제약은 창업 초기부터 필수의약품 개발에 힘을 쏟아왔다. 환자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의약품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하는 원칙을 지켜온 것이다. 국내에서 출시 중인 유일한 기면증 치료제 ‘프로비질’도 JW중외제약이 보유하고 있는 340여 종의 치료의약품 중 하나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갑작스럽게 잠에 빠져드는 ‘기면증’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개발한 것이다.

기면증을 단순하게 졸림 현상으로 여긴다면 환자와 타인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 실제 지난해 한국도로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년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중 31%가 졸음운전에 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면증 환자가 청소년이라면 학습 능률이 저하돼 성적이 떨어지고 교우 관계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성인 환자 역시 원활한 사회생활이 힘들다.

이런 기면증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JW중외제약이 개발한 약이 ‘프로비질’이다. 이 제품은 각성 효과가 없어 사용을 멈추더라도 금단증상을 유발할 위험성이 적다. 작용 시간도 길다. 12시간 이상 효과가 유지되므로 하루 한 번 복용으로도 충분하다. 낮 시간에 졸린 증상에만 관여하므로 원래 수면을 취해야 하는 밤 시간대에 푹 잘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기면증 치료에는 ‘암페타민’이나 ‘리탈린’ 같은 의약품이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돼 약물에 대한 의존성을 증가시킨다. 작용시간도 3~4시간에 불과해 하루에 수차례 복용이 필요하다. 유사약물로는 세계 최초의 기면증 치료제 ‘메틸페니데이트’도 있다. 그러나 이 의약품은 원래 기면증이 아닌 수면발작 치료를 위해 개발된 것이다. 이 때문에 야간수면방해, 심혈관계 부작용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 프로비질을 복용한 환자는 다른 약을 복용한 환자보다 업무·학업능력 저하에 따른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감소했다. 다른 약을 사용할 때보다 삶의 질 만족도가 높아지고 집중력과 자신감이 개선된 것이다(『정신약리학지』 2004년).

JW중외제약은 신약개발 못지 않게 환자의 인식을 높이는 데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기면증 질환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4월 대한수면학회와 함께 ‘극심한 졸음, 기면증도 병입니다’ 캠페인을 열기도 했다. 아직 2만 명 이상의 환자가 자신이 기면증이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지내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행사에 참여한 홍승봉 대한수면학회장은 “기면증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병이기는 하지만 약물을 복용하면 증상이 완화되기 때문에 기면증 환자도 정상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다”며 “야간에 수면을 충분히 취했는데도 낮 시간 중 졸음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JW중외제약은 앞으로도 졸음 운전의 위험성을 알리는 퍼포먼스와 캠페인을 통해 기면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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