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마시니까 막걸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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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오해와 진실

막걸리에 대한 연구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막걸리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막걸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알코올 도수가 낮아 다른 술들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술이다. 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는 보통 6~7도로, 몸에 무리를 주지 않고 특유의 감칠맛으로 목 넘김이 좋아 술이 약한 사람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또한 유산균, 비타민, 단백질 등이 풍부해서 적당히 마신다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준다. 김치 하나를 안주로 두고 마실 수 있을 만큼 곡류를 주식으로 하는 우리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과거 많은 사람들이 막걸리를 마시기 꺼려했던 것도 사실이다. ‘막걸리를 마시면 머리가 아프고 속이 안 좋다’ ‘막걸리와 동동주는 같은 술이다’ 등 막걸리에 관한 다양한 오해가 있었다. 이제부터 그 진실을 알아보자.

막걸리 색이 하얄수록 좋다?
색상의 차이는 발효를 위해 넣는 누룩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느냐의 차이다. 일본식 누룩인 쌀누룩을 사용한 막걸리는 흰색에 가깝고, 전통 누룩인 밀누룩을 쓴 막걸리는 노리끼리한 색을 띤다. 밀누룩은 깊고 풍부한 맛, 일본식 누룩은 깔끔하고 단순한 맛이 특징이다.

막걸리는 탁주동동주와 같은 술?
우리 술은 쌀과 누룩, 물만 있으면 빚을 수 있다. 이를 가지고 술을 만든 뒤 거르는 방식에 따라 청주와 탁주, 소주로 나뉜다. 청주는 말 그대로 ‘맑은 술’이고 탁주는 ‘흐린 술’이다. 쌀과 누룩, 물을 이용해 만든 술을 체에 부어 거르면 흐린 ‘탁주’가 된다. 그런데 이 탁주에 용수(체의 일종)를 박아 맑은 술만 떠내면 ‘청주’가 되는 것이다. 소주는 탁주에 열을 가해 증류시켜 만든 술이다.

막걸리의 ‘막’은 ‘방금’ ‘거칠게’ ‘함부로’라는 뜻 이다. 즉 탁주에서 청주를 걸러내고 남은 술에 물을 보태 ‘방금 거칠게 걸러낸 술’을 막걸리라고 한다. 그래서 모든 막걸리는 탁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모든 탁주가 막걸리는 아니다. 탁주 중에서 공을 들여 고생스럽게 만들어내는 고급주 ‘이화주’같은 술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동동주는 무엇일까? 동동주는 혼탁한 정도와 상관없이 발효 뒤 밥알이 동동 떠 있는 술을 말한다.

그런데 밥알은 발효되는 과정에서만 떠 있고 발효가 끝나면 가라앉는다. 따라서 시중에서 밥알이 동동 떠 있는 동동주는 인위적으로 밥알을 띄운 것이다.

막걸리를 마시면 머리가 아프다?
숙취의 원인이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히 규명되진 않고 있지만 통상적으로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와 발효 과정에서 생산되는 메탄올 등이 숙취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막걸리가 특별히 다른 술에 비해 숙취가 심하다는 속설은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고 있어 이는 잘못된 ‘선입견’이다. 물론 과거엔 열악한 제조설비로 인해 막걸리의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 억울하지는 않은 점이다.

실제로 과거 막걸리의 품질이 좋지 않아서 머리가 아팠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엔 양조공정이 과학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품질관리도 철저하기 때문에 이젠 ‘억울한 선입견’이라는 게 업계 쪽 주장이다.

오히려 막걸리가 가지고 있는 풍부한 비타민과 아미노산 등은 숙취 해소 물질로 알려져 있고, 식이섬유는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어 다른 주류에 비해 숙취 걱정이 없는 술이라고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소주, 희석식과 증류식의 차이는?
희석식 소주는 주정의 무미함을 보완하기 위해 감미료를 섞어 만든 소주다. 반대로 증류식 소주는 전분이 함유된 물료 이외에 아무런 첨가물을 섞지 않은 소주다. 덕분에 원료 고유의 향미를 느낄 수 있다. 최근에는 화요에서 감압증류 방식으로 명품 소주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화요소주는 쌀에 순수 배양한 미생물만을 사용해 입국 발효하므로 술맛에 잡미가 없고 깨끗한 것이 특징이다.

이정구 객원기자 bupdor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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