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해요] 나의 소중한 신부 보연에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0면

우리가 처음 만난 지도 벌써 1년하고도 8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네.

 1년 8개월의 시간 동안 항상 보연이가 “나한테 편지 한 통 쓰지 그래?”하며 나에게 말했지. 그 편지를 이제서야 제대로 써 보네. 미안해.

 우리가 처음 만나고 얼마 안되어 보연이에게 고백했던 거 생각나지?

 나는 영화를 보기 전에 손수 꽃다발을 준비했고 너의 집에 내려주던 순간 너에게 꽃다발을 전해주면서 나와 진지하게 만나달라는 말을 하려고 했었지. 하지만 너무 긴장했던 나머지 꽃다발만 전해주고 아무 말없이 집에 들어가라고 재촉했지.

 멀뚱한 너는 무슨 낌새라도 알아차린 듯 “오빠 저한테 뭐 할말 있지요?”라고 물어봤고 난 더욱 긴장한 나머지 “할말 없어! 빨리 들어가!” 이런 모습을 본 너는 웃으면서 들어갔고 나는 너의 뒷모습을 보면서 쓸쓸하게 발길을 돌렸지.

 집으로 돌아가던 차 안에서 나는 머릿속으로 이 기회를 놓치면 언제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차를 돌려 제과점에 갔고 조그만 케익을 들고 다시 집으로 찾아가 너의 앞에서 고백했지만 너는 내내 웃기만 했잖아. 얼마나 섭섭했는지 그나마 넌 기분 좋게 허락을 했지.

 얼마나 긴장했는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생각해보니 이게 우리의 시작이었네. 지금까지 만나오면서 우여곡절도 많았고 힘들 때도 있었고 행복하고 재미있었을 때도 많았지. 항상 내가 바쁘다고 내가 보고 싶을 때만 내가 사정되는 때만 만나게 되고 내가 연락할 수 있는 편한 시간에만 연락했어. 사실 보연이가 무척 섭섭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날 항상 편하게 해주었어. 고마워.

 돌이켜보니 하루하루 지치고 힘든 속에서 어쩌다 갖는 보연이와 만남이 나에겐 휴식이었던 거야. 그런 너의 배려가 지난 시간을 잘 헤쳐 나오게 해준 힘이 된 것 같아.

 이제야 너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어.

 요즘은 너 때문에 조금 빠듯한 일상의 하루도 미소로 보낼 수 있고 그립고 생각이 나서 보고 싶은 마음뿐이야. 오직 널 위해 널 위한 중심으로 살아가야 할 지 생각도 많이 했어. 우리 매일 행복해지자, 행복하게 살자고 말을 많이 하잖아.

 나에 좋은 모습 나쁜 모습을 모두 보여주고 좋은 부분은 더욱 키우고 나쁜 부분은 줄여서 보연이에게 꼭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될 게. 보연이에게 따뜻한 행복을 약속할게.

 삶이라는 무거운 짐이 널 힘들게 하면 나에게 조금 덜어주고 인생이라는 털 뭉치를 내가 풀어줄게 너는 행복이라는 아름다운 옷만 만들어. 내가 이런 말을 쓸지는 나도 몰랐어. 우리 정말 행복하자!

 

나의 평생에 반려자가 되어 줄거지? 하기야 이제 결혼날도 며칠 안 남았으니 도망갈 수도 없겠어 안심이야. 나와 결혼하는걸 평생 후회하지 않고 살아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너에게 항상 100%보다 120% 130% 더 잘하도록 노력할게. 나와 만나 결혼해주고 평생을 같이 살아주겠다는 결정을 해줘서 너무 고마워. 널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멋진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게. 사랑한다! 보연아.

보연이의 영원한 신랑 김현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