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대면 대금 결제 끝 … 구글, 모바일 전자지갑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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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모바일 결제시장을 잡아라.’

 스마트폰이 대중화하자 이를 이용한 모바일 결제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카드사와 은행은 물론 인터넷 공룡 구글과 통신회사까지 합종연횡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섰다. 구글은 26일(현지시간) 마스터카드 및 미국 3위 통신사 스프린트와 손잡고 ‘구글 월릿(Wallet)’과 ‘구글 오퍼스(Offers)’를 발표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마스터카드 가맹점의 근거리무선인식(NFC) 단말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마스터카드 계정을 통해 결제가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신용카드를 지갑에 넣고 다니는 대신 스마트폰 안에 내장해 놓는다는 개념이다. 소비자에겐 이 서비스가 공짜다.

 대신 구글은 ‘오퍼스’를 통해 돈을 벌 계획이다. 각 소매업체가 ‘오퍼스’에 올리는 할인 쿠폰을 소비자가 내려받을 때마다 수수료를 뗀다는 것이다. 또 소비자의 구매 기록을 소매업체에 팔기도 한다.

 구글에 앞서 25일엔 미국 3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JP모건·웰스파고가 ‘클리어익스체인지’라는 개인 간 소액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3개 은행에 당좌계좌를 가진 고객끼리라면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유롭게 소액 송금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예컨대 공구점에서 드릴을 산 뒤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공구점 주인의 은행계좌로 직접 대금을 송금해줄 수 있다는 얘기다. 공구점 주인으로선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은행으로서도 수표거래에 따른 관리비용을 줄일 수 있다. 3개 은행도 다른 은행에 문호를 개방해놓고 있다.

 그러나 선수를 빼앗긴 경쟁업체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구글과 스프린트 연합군에 맞서 버라이즌·AT&T·T모바일은 디스커버 신용카드사와 ‘아이시스(Isis)’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독자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미 온라인 결제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베이의 ‘페이팰’도 모바일 결제시스템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애플과 RIM 역시 구글 ‘안드로이드 연합군’에 가담하는 대신 독자 시스템 개발을 모색 중이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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