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 잇몸 염증만 잘 치료하면 임플란트 필요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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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관리에 소홀한데 나이까지 들면 잇몸에 염증이 생긴다. 10~20%는 증상이 심해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나 틀니를 해야 한다. 하지만 생니를 뽑아야 하는 부담이 크다. 최근 간단한 잇몸시술로 치아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치근단 절제술’이다.

치근단 절제술은 잇몸에 염증이 있는 환자에게 시행하는 일종의 ‘잇몸성형술’이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잇몸의 미세한 염증을 현미경으로 보면서 치료한다. 잇몸을 째고 염증을 제거한 뒤 일주일 후 실밥만 뽑으면 된다. 시술 시간은 30분~1시간 반으로 짧고, 비용도 몇십만 원으로 임플란트에 비해 경제적이다.

시술 뒤 염증이 완전히 사라지는 시술 성공률이 80~95%에 이른다.

이 시술의 가장 큰 장점은 치아를 그대로 보존할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치근단 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최근 연세대 강남세브란스 치과병원 보존과 신수정 교수팀이 치근단 절제술을 받은 환자 109명을 설문조사 했다. 그 결과 약 90%가 다른 치아에 문제가 생기면 치아를 뽑는 대신 치근단 절제술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80%는 같은 증상을 가진 주변 사람에게도 치근단 절제술을 적극 추천하겠다고 했다. 이 조사결과는 최근 대한치과보존학회지에 발표됐다.

신수정 교수는 “치근단 절제술이 국내에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보급률이 낮아 고가의 임플란트나 틀니 시술을 권하는 경향이 있다”며 “아직까지 자연 치아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재료는 없다. 임플란트나 틀니를 하기 전 경제적이고 시술이 간편한 치근단 절제술을 고려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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