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봉사대 “돈 모금해 봉사 참여하니 보람 더 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네팔 오지에 학교 건립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히말라야 산타’에 참가한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의 자원봉사자들이 학교 기공식을 마친 뒤 현지 어린이들과 함께 색종이에 소원을 적어서 만든 나무 그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8월께 학교가 완공되면 이 나무 그림으로 교실을 장식할 예정이다. [부다카니(네팔)=유길용 기자]


“나마스테(namaste·네팔의 인사말).”

 지난달 25일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로부터 동쪽으로 40㎞ 떨어져 있는 부다카니의 한 산악 마을. 산길을 4~5시간 걸어 들어가야 하는 오지에 낯선 이방인들이 나타나자 100여 명의 주민이 환호했다. 해발 2000m가 넘는 첩첩산중에 찾아온 사람들은 국제아동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www.sc.or.kr)의 ‘히말라야 산타’ 프로그램에 참가한 김호민(38·회사원)씨 등 9명이다. 이 프로그램이 기존 봉사활동과 다른 것은 기획부터 실행까지의 모든 과정을 참가자들이 주도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삼청동 카페골목과 서초동 벼룩시장 등 길거리 모금 활동을 해 2000만원이 넘는 학교 건립비를 스스로 마련했다. 개인적으로 아는 후원자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이렇게 마련한 건립비는 세이브더칠드런네팔에 전달돼 100여 명의 어린이가 공부할 학교를 짓는 데 쓰인다. 이번 방문은 학교 기공식에 맞춰 이뤄졌다. 이곳 아이들은 1~2시간씩 걸어서 학교에 간다. 건물도 움막으로 지은 것이다. 그나마 지난해 여름 불어닥친 태풍에 날아가 지금은 맨땅에서 공부를 한다. 세이브더칠드런네팔의 코디네이터 샤르다 바스넷은 “네팔의 산악 마을에는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마땅한 장소도 없고 지붕조차 없는 열악한 학교가 많다”고 소개했다. 참가자 중 막내인 대학생 신서정(19)씨는 “돈(후원금)만 내는 기부는 해 봤지만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우리의 작은 도움이 이들에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의 히말라야 산타 프로그램은 올해로 두 번째다. 지난해에는 카트만두에서 360㎞ 떨어진 카필바스투 지역에 학교를 지어 300명의 어린이가 공부할 수 있게 했다.

부다카니=유길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